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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7일 사설 '노 대통령은 왜 침묵하는가'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북한 미사일 사태에 대처하는 대통령과 정부를 보면 많은 국민은 불안하다.
대통령은 국민의 지도자며 국군의 최고사령관이다. 북한 미사일 발사 같은 중대한 안보 현안이 터지면 대통령은 국내외에 생각을 밝히고 국가의 대처를 주도해야 한다. 더군다나 한국은 북한 미사일의 잠재적 위협에 가장 크게 노출돼 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이상하리만큼 침묵해 왔다. 5월 초 문제가 불거진 이래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발사 이후에도 조용했다. 19시간이 지나서야 부시 미국 대통령과 나눈 전화 대화가 공개됐을 뿐이다. 이는 외국 정상과 나눈 '외교적 발언'이지, 문제를 일으킨 북한이나 불안해하는 국민을 상대로 한 '통치적 발언'은 아니다. 노 대통령은 말에 대한 열정이 있다. 그러나 그가 '말의 지혜'도 가졌는지는 의문이다. 그는 정작 해야 할 말은 안 하면서 하지 말아야 할 말은 쉽게 해 논란을 일으켜 왔다.
미사일 문제가 진행되던 지난달 9일 노 대통령은 "적어도 서울은 이제 외국 군대가 주둔하지 않는 시대로 확실히 간다"고 했다. 한·미 군사동맹의 민감한 이슈를 거칠게 건드린 것이다. 굳이 대통령이 말하지 않아도 미군은 평택으로 옮긴다. 대통령이 자꾸 '서울 주둔'의 역사를 지적하면 평택의 반미시위는 더욱 힘을 얻을 것이다.
그는 "5년 남짓한 세월 안에 (미국이 가지고 있는 한국군에 대한) 전시 작전통제권을 스스로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한국군이 전시 작전통제권을 가져오려면 필수적으로 전쟁수행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한국군은 전쟁 능력에서 가장 중요한 '더듬이'를 결정적으로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은 대북 영상정보의 90% 이상을 미국에 기대고 있다. 이번 사태에서 보듯 미국의 군사위성 정찰기 미사일 관측함이 수집하는 정보가 없으면 한국은 북한 미사일 발사의 핵심적 내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현실이 이런데도 노 대통령은 시급하지 않은 '자주국방'론을 반복하고 한미동맹을 위축시키는 발언만을 이어오다 정작 필요한 순간엔 입을 닫은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