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경필 vs 임태희·권영세’ ‘소장파 vs 중도개혁파’

    한나라당 7월 전당대회의 또 다른 ‘변수’로 꼽히는 소장·중도개혁파 의원 모임인 ‘미래모임’내 대결구도다.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미니 전대’를 앞둔 26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세 후보간 ‘끝장토론’에서 나타난 모습이다.

    ‘미니전대’ 출마자는 남경필·임태희·권영세 의원 세명. 남 의원은 소장파 ‘새정치수요모임’ 소속이고 나머지 두 후보는 중도성향의 ‘푸른정책연구모임’ 소속이어서 생긴 전선이기도 하다.

    공통질문과 각 후보자간 개별 질문 시간에는 드러나지 않던 대립각이 후보별 일 대 일 ‘맞짱 토론’에 들어가자 확실히 드러났다. 포문은 권 의원이 임 의원의 입을 빌어 먼저 열었다. 권 의원은 임 의원에게 “미래모임의 향후 진로를 잡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남·원·정 그룹’(남경필·원희룡·정병국 의원)으로 대변되는 당내 소장파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다. 

    임태희·권영세 “애당심없고 기회주의적 소장파”


    이에 임 의원은 “한나라당이 너무 수구적으로 나가지 않고 안주하지 않도록 자극제 역할을 한 것은 높이 평가한다. 그런 흐름이 필요하다”고 일단 좋게 평가했지만 곧 “이런 주장은 당을 수치스럽게 생각하지 않고 당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이 기본이어야 한다”고 ‘뼈 있는 말’을 했다. 그는 “소장파들이 발언할 때 당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경우가 있었다”며 “당을 수치스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진정성을 통해서 신뢰도 생길 수 있다. 때에 따라 일관성을 잃어버리면서 신뢰와도 거리가 생기지 않았느냐”고 꼬집었다.

    임 의원이 소장파를 에둘러 비판하자 권 의원이 좀 더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했다. 그러자 임 의원은 “예를 들면 한나라당이 그동안 당헌·당규 개정에서 개혁파의 목소리를 많이 담아 왔다”며 “2002년 대선 패배뒤 당헌·당규 개정사를 보면 어떨 때는 대표에게 권한을 집중하는 지도체제를 주장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대표를 물러나게 한 뒤 개혁한다고 분권형으로 나갔다”고 비판했다. “그런 과정이 지속되면서 소장·개혁파라고 일컫는 그룹에 대한 신뢰성이 의심 받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질문 시간이 돌아오자 남 의원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그는 남 의원이 제기한 ‘우파·호남연합론’에 대해 “대한민국에 우파 시장주의가 아닌 사람들이 얼마나 있다고 보느냐.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 사람이 누구냐”며 그 정의가 ‘애매모호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호남과의 연합론을 말하는 것 보니 내면에 영남지역에는 우파가 많고 그에 반해 호남 지역에는 많지 않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남 의원은 “‘우파 공동체주의, 공동체를 위한 시장경제를 통한 선진화’에 동의하는 세력들이 모두 힘을 합해야 한다”며 ‘선진화세력 대통합’을 바탕으로 한 호남 연대론을 주장한 바 있다.

    바통을 이어 받은 권 의원은 “소장파가 지적 받는 것 중 하나가 홍준표 의원의 ‘밖에 나가 들일하고 들어왔더니 안에서 먹을 거 다 먹어버렸다’는 말처럼 대여 공격은 ‘저격수’라는 사회적 비판이 있으니까 앞장서지 않으면서 거기에 따라 오는 공은 다 차지한다는 기회주의적 처신”이라고 비판했다.

    남경필 “변한 임태희, 대표감 아닌 권영세” “소장파는 소금같은 역할” 반격

    두 의원의 ‘협공’에 ‘당하고만 있을’ 남 의원이 아니었다. 남 의원은 자신이 질문할 차례가 오자 즉각 반격에 나섰다. 그는 우선 임 의원을 향해 “변했다”고 공격했다. “임 의원이 개혁과 호남에 대한 반성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과연 과거에 그런 언급을 하고 노력을 했느냐. 진정성이 있느냐”고 따졌다. 또 “요즘 임 의원이 변했다고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백봉신사상’까지 받은 분이 ‘우파·호남연합론’이 김덕룡 의원의 복귀를 위한 시나리오라고 주장했다. 음모론이다. 진실이 담겨 있느냐. 많이 달라졌다”고 비난했다.

    남 의원은 권 의원에 대해서도 ‘대표감’이 아니라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권 의원의 반듯하고 논리정연한 대여 공격을 보면 한나라당 의원들이 감복한다”고 운을 뗀 뒤 곧바로 “그럼에도 권 의원이 이번 전대 출마를 선언할 때 기자들이나 몇몇 의원들 사이에서는 ‘임명직으로는 어울리는데 선출직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했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소장파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에 대해 “‘그때그때 달라요’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뼈저리게 반성한다. 일관성 없다는 비판도 받아들이겠다”면서도 “한나라당이 깨어 있도록 하는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은 다들 인정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기회주의자는 힘을 가진 사람에게 편승하려는 사람을 말하는데 (소장파는) 공천을 앞둔 상황에서 당 대표에게 반기를 들고 잘못을 지적했다”며 “이것은 기회주의적이 아니다. 용기다”고 발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