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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적으로 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겸손하고 인내심이 강하며 흡인력을 지닌 ‘내향적 감정형’이다. 김종석 인천의료원 신경정신과장(서울대 의대 외래 교수)의 심리분석이다.
김 교수는 월간지 '신동아' 7월호에 기고한 ‘2007년 대권주자 심리분석 시리즈’를 통해 박 전 대표에 대해 이같이 분석하며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의해 생긴 마음에 응어리진 ‘한’을 푸는 것이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이회창에게 할 말 다하는 강한 소신, 겸손하고 인내심 강해
김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박 전 대표는 인내심이 매우 강한만큼 한번 화가 나면 정말 무섭다. “강한 인내심 때문에 잘 참다가 한번 화를 내면 그동안 억눌렀던 감정이 한꺼번에 분출돼서 화가 나면 거칠어진다”는 것이다. 그 예로 2004년 12월 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가보안법 상정 여부를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던 당시 버티기 힘들다는 최연희 당시 법사위원장에게 “도대체 국가관이 있는 것이냐”고 탁자를 치며 버럭 소리를 지른 일화를 들었다.
그는 박 전 대표가 위기상황에 잘 대처하고 겸손하지만 정서적으로 안정돼 있어 좋고 싫은 감정을 밖으로 표현하지 않는다고 평했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에게 냉담하며 배척하는 듯한 인상을 줘서 ‘스킨십이 부족하다’는 오해를 받는다”는 것이다. 또한 대중 집회 현장에서 수많은 인파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눈으로 교감을 나누는 박 전 대표가 “대중을 빨려들게 하는 힘이 있다”며 ‘감각적’이라고도 했다.
그는 박 대표를 이회창 전 총재에게 할 말을 다한 유일한 정치인으로 꼽기도 했다. “내향적 감정형의 단점 중엔 외향적 사고가 미숙해 시비를 잘 가리지 못하며 따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박근혜는 아버지 박정희에게 정치를 배워 단점이 보완됐다”며 “대통령의 딸로 이미 퍼스트레이디까지 했기 때문에 이회창과 대등하다고 여겼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회창에게 잘못을 따지고 결국 탈당할 정도로 소신이 강하다”는 것이다.
“아버지 박정희 콤플렉스 극복이 숙제”
김 교수는 박 전 대표에게 ‘아버지 박정희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 있다며 “사람에 대한 불신, 특히 배신에 대해 응어리진 감정이 너무 강하다. 대통령은 마음에 응어리진 ‘한(恨)’이 있어서는 안된다. 위험하기까지 하다”고 지적했다. “믿었던 부하가 배신해 아버지를 살해하고 아버지와 친했던 사람들마저 아버지를 비난했던 일이 그에게 마음의 고통을 주는 것 같다”고 했다.
“박정희에게 배운 학습효과 덕분에 내향적 감정형에 나타나는 우유부단한 성격이 보완”됐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 인해 “배신에 대해 체질적으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는 주장이다. 그는 “한때 한나라당 소속이었던 염홍철 대전시장 후보를 지난 지방선거에서 철저히 응징한 것을 보면 박근혜의 배신에 대한 ‘한’은 심각해 보인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또한 정치적 신념과 카리스마가 부족하고 여러 사람의 의견을 수용해 결정을 내리려다 보니 우유부단하다는 소리를 듣는 것도 박 대표의 단점으로 꼽았으며 지나치게 수구적인 이념에 집착하고 콘텐츠가 부족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배신감이라는 한을 극복하고 사람에 대한 신뢰감을 회복해야 한다. 자신에게 부여된 의무나 도리보다는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아 지나친 ‘페르소나와의 동일시’에서 벗어나라. 아버지에 대한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것도 숙제다. 지나친 충효사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김 교수가 박 대표에 대한 심리분석을 마무리하며 던진 조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