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고건 전 국무총리가 "보수라고 하면 개혁적인 보수, 진보라면 합리적 진보"라고 자신의 정체성을 설명했다.

    여야가 서로 '자신들과 맞는 인물'로 자신을 평가하는 데 대해, 고 전 총리는 "대립대결관계의 여야가 나를 매개로 해서 공유 협력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는 것은 우리 정치가 희망이 있다는 뜻"이라며 지난 18일 경향신문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고 전 총리는 또 잠재적 경쟁자인 여야의 대권후보를 평가하며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부드러우면서 단호한 여정 정치지도자'로, 이명박 서울시장은 '기업경영인 출신으로서 추진력이 강한 인물'로 설명했다. 그는 여권후보들에 대해서는 일일이 거론하지 않은 채 "나름대로의 장점을 갖고 있다"고만 언급했다.

    노무현 정권들어 초대 총리를 지낸 고 전 총리는 "노 대통령에 대한 불안감때문에 안정적 역할을 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고 총리제의를 수락한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국민들과 낮은 자세에서 의사소통하고 협력을 끌어내는 노력이 미흡했다"며 "노 정권이 독선으로 흐른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고 전 총리는 대권경쟁에 뛰어들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언제냐는 질문에 "아직도 본격적으로 마음먹은 것은 아니며, 적절한 시기에 결단을 내리겠다"며 즉답을 회피했다. 그러나 자신의 인기가 마음 둘 곳 없는 국민들이 잠깐 머무는 '정거장'같은 것이라는 지적에는 "정거장인지, 종착역인지 국민들에게 물어야 한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집권여당의 참패로 마감한 지난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화장실에서 웃고 있었을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과 관련, 고 전 총리는 "좌우간 화장실에서 웃은 일은 없으며 고민하는 기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고 전 총리가 7월말 출범시키겠다고 밝힌 '국민희망연대(가칭)'에 대해서는 "새 패러다임의 정치를 모색하는 국민운동 모임으로, 정당의 모태가 아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