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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지방선거 결과를 바라보는 노무현 대통령의 동떨어진 시각이 여당의 '5·31 선거후유증'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당 지도부가 부재중인 열린우리당의 경우 선거참패로 휘청거리고 있는 당 분위기를 추스를 후임 지도부 구성을 놓고 각 계파간 힘겨루기가 진행되면서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나온 '선거에서 한 두번 지는 것은 내게 중요치 않다'는 노 대통령의 발언은 불난집에 기름을 부은 격.
이처럼 노 대통령의 발언으로 여당의 선거수습에 차질이 생기고 그로 인해 국정혼란이 지속되자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을 향해 맹비난을 퍼부었다. 이계진 대변인은 5일 브리핑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이번 지방선거 의미에 대해 정권심판이라는 국민선택의 의미를 계속 축소하려 하는 의도가 보여 유감"이라고 비판한 뒤 "'먹고살기 힘들다'는 것이 심판의 가장 큰 요인이 되었는데 청와대와 여권은 고작 '홍보 탓' '당 의장 탓'만하고 있으니 답답하다"고 개탄했다.
이 대변인은 "노 대통령과 열린당은 선거 참패 이후 국정실패에 대한 자성과 시정은 커녕 여전히 오만과 내분으로 최소한의 동정마저 얻지 못하고 있다"며 "청와대와 열린당은 지방선거 의미를 있는 그대로 겸허하게 수용하고 변명이나 구차한 해명에 앞서 국민의 뜻을 받드는데 더 충실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한 뒤 "대통령은 취임 초기에 '국민여러분이 대통령'이라고 말한 사실을 상기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후임 지도부 구성을 놓고 계파간 갈등만을 지속하고 있는 여당을 향해 "여권 전체가 일탈상태에 이른 것 같은 느낌"이라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무분별한 책임논쟁, 인위적 신당 창당 논쟁, 개헌논쟁 등은 국민이 원하는 바도 아니며 관심사항도 아니라고 본다"며 "지금 경제난 한미 FTA 협상 착수 등 시급한 국정과 민생현안이 산적한 상태에서 소모적인 권력투쟁은 오히려 국민을 더 실망에 빠뜨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