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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지방선거가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16일 부터 후보자 등록이 시작되고 18일부터는 공식적인 선거운동이 막을 올린다.
열린우리당은 '지방정부 심판론'을, 한나라당은 '중앙정부 심판론'을 각각 내세우며 치열한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국민중심당 등 군소정당 들 역시 지방선거를 통해 당의 존폐여부가 결정될 수 있는 만큼 한 곳이라도 더 승리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나타나는 선거판세는 한나라당의 큰 우세가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선거판세 때문일까. 최근 지방선거를 앞둔 한나라당의 표정이 타 정당에 비해 상당히 여유로워 보인다.
15일 오전 국회 대표최고위원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회의시작 전 도착해 회의를 준비한 의원은 6명뿐이었다. 원내사령탑인 이재오 원내대표, 중앙당 선거대책본부장직을 맡고 있는 허태열 사무총장, 최고위원인 원희룡 의원은 각각 회의가 시작된 이후에야 도착했다.
박근혜 대표는 중책을 맡고 있는 지도부 3명이 자리를 잡지 않은 것을 보고 "아직 다 안오셨네요"라고 말한 뒤 "오늘 여러가지 의결할 사항이 많으니 회의를 시작하겠다"며 회의를 진행했다. 여야 간 치열한 '선거전쟁'이 한창인 이때 당의 중책을 맡고 있는 세 사람의 지각에 대해 미리 회의에 참석한 지도부의 시선은 곱지 않아 보였다. 회의를 주재한 박 대표 역시 회의 시작 전 모습과 달리 못마땅한 표정을 나타냈다.
특히 지난 12일 기자간담회까지 자청해 높은 지지율로 헤이 해진 당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낸 이 원내대표의 지각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이 원내대표는 당시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나라당이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대안정당이기 때문에 당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착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당원 누구든, 당내 직책을 맡은 누구든 낮은 자세로 가장 겸손하게 국민 속으로 들어가야 하고 국민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며 "그런데 지역들 돌아보면 한나라당은 치열성이 없고 이미 광역단체장들이나 광역의원들은 다 이기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나라당은 이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이번 선거를 죽자살자 뛰어 승리를 쟁취해야 한다. 적당히 해도 된다든지 높은 지지율을 공짜로 먹겠다는 생각은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로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이 원내대표의 이날 지각은 기자간담회까지 자청해 퍼부은 쓴소리의 진정성을 의심케 했다.
한나라당은 또 지방선거를 앞두고 때아닌 당권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7월에 새롭게 꾸려질 지도부 구성을 놓고 벌이는 각 세력간의 신경전은 지방선거 보다 더 큰 관심사로 떠오르는 분위기. '오세훈 효과'로 당의 주도세력 교체를 꾀하고 있는 소장파는 '관리형 대표의 외부인사영입'카드를 꺼내며 세력간 힘겨루기를 더욱 가열시키고 있고 이런 소장파의 세확산을 못마땅해하는 중진 의원들은 이를 경계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 원내대표가 "5월 31일 선거 때까지 7월 전당대회의 '전'자도 꺼내선 안된다"며 이 같은 소속 의원들의 당권경쟁에 제동을 걸고있지만 한나라당은 이미 지방선거 승리를 낙관하고 7월에 있을 당권쟁탈에 몰두해있는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