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세직 신임 재향군인회 회장은 11일 오전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 등을 예방한 자리에서 함께 자리했던 문학진 의원이 안보 문제와 관련한 향군의 그간의 활동에 대해 정치적 중립성 훼손 우려를 표한 데 대해 “우리는 이 분야 전문가의 입장에서 정당이나 국민에게 하나의 조언을 하거나 참고가 되도록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면서 단호한 입장을 내보였다.

    박 회장은 “재향군인회법이나 정관을 보면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키게 돼 있다”고 언급한 뒤 “국민들이 6·25 남침을 북침으로 알고 있다든지, 6·25때 우리나라를 지킨 미국을 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크게 잘못된 것이라고 보는 것이며  우리는 전문가적 입장에서 정치권이나 정부가 국민에게 이를 솔직히 알려서 정책에 참고하라고 주문하는 것”이라고 했다.

    박 회장은 그러면서 “몇 사람이 과격하게 반대하다보니 군중심리에 의해 재향군인회 전부가 정권을 타도하는 집단처럼 비춰져 오해받게 된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안보에 대해서는 우리가 목소리를 낼 것이고 정부가 잘하는 것은 우리가 협조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국회 정무위 열린당 간사로 이날 자리를 함께 한 문학진 의원은 “예민한 정치적 문제, 이념과 관련된 문제가 현안으로 대두될 때 재향군인회 이름으로 전국 곳곳에서 현수막을 걸고 광화문 거리에 나가서 시위한 경우가 몇 차례 있는데, 재향군인회 총의가 모아진 것이었는지, 아니면 간부 몇 사람의 의견이 재향군인회 회원 전체의 의견인 것처럼 표출되는 것인지 분간되지 않는 면이 있었다”면서 정치적 중립성을 언급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안보에 대한 인식은 정치인도 예외 아닐 것이다. 안보 걱정은 누구나 공유하는 것이고 다만 안보에 대한 입장이 결과적으로 정치적 중립을 훼손할 때는 일부 우려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문학진 간사가 말한 것 같다”면서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앞서 김희선 정무위원장도 “국회 정무위원들이 그동안 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재향군인회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새로운 요구가 있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향군이 자립해야 하고 투명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다”고 했다.

    박 회장은 이에 대해서도 “내가 맡고 보니 재향군인회가 일반 국민에게 투영된 위상이 왜곡된 부분도 있고, 반성해야 할 부분도 있다”고 언급한 뒤 “재향군인회가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구조조정안을 대폭적으로 손질하고 있다”고 했다. 박 회장은 국회 일각에서 진행되고 있는 향군 회장단 임기 축소 등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면을 고려해 달라”고 건의했으며, 평택 미군 기지 이전 문제와 관련해서는 “초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정부에서 공권력을 투입해서 국가 정책을 펴는 데 적극 찬성하고 공감한다. 힘 닿는 대로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