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거티브 선거전을 지양하겠다는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 강금실씨와 경기지사 후보 진대제씨의 주장과는 달리 열린당은 연일 한나라당 후보 비방에 몰입하는 양상이다. 수도권에서 각종 여론조사결과 한나라당 후보에 큰 격차를 보이며 회생의 기미를 보이지않자 열린당 대변인단이 나서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와 김문수 후보에 대한 억측과 의혹을 연일 제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0일에도 열린당 허동준 부대변인은 한나라당 경기지사 후보 김문수 전 의원의 병역의혹을 제기하며 "어느 병원에서 중이염 치료를 받았는지 진료자료를 공개하고, 신체검사 재검을 받았는지 여부도 밝혀달라"며 "중이염으로 군면제를 받았다면, 분명히 청력장애가 있을텐데 현재의 청력에 대해서도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허 부대변인은 중이염은 자연치유되거나 병원치료로 완치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며 "김 후보가 군대를 면제받을 정도로 상당한 청력장애를 가진 것으로 보이는데 보청기를 끼고 다닌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또 서영교 부대변인은 지난 8일 오세훈 후보의 관훈토론 내용을 꼬투리잡아 "서울시장에 출마할 생각을 계속 갖고 있으면서 정수기 광고를 찍었다"며 "선거법위반을 벗어나려니 서울시장 생각이 없었다고 해야겠고, 원래 속으로 욕심을 부려왔으니 오랫동안 고민했다는 말도 해야겠으니 결국 거짓말쟁이가 되는 것"이라고 쟁점화를 시도했다. 그는 이를 두고 "지난해 출마의사가 없었다던 오 후보의 거짓말이 탄로났다"고 주장했다.

    열린당의 연이은 공세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한나라당도 결국 말문을 열었다.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측 대변인을 맡고 있는 나경원 의원은 10일 "이번 선거는 선거법보다 국어사전이 더 필요한 선거같다"며 "(열린당이) 네거티브 선거운동을 해놓고 그것이 네거티브가 아니라고 우기니 사전을 뒤져서라도 그 뜻을 설명해주는 길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는 것 같다"며 그 뜻을 상세히 일러줬다.

    나 의원은 "네거티브 선거운동은 상대후보에 대한 근거없는 비방이나 흑색선전, 약점캐기, 말꼬투리 잡기, 깎아내리기 등의 부정적 수단을 동원한 선거운동 방식을 뜻한다"며 열린당을 향해 "새겨듣기 바란다"고 점잖게 타일렀다. 나 의원은 이어 자신들의 주장은 전혀 네거티브가 아니라는 열린당의 강변에 "지난 대선 때 김대업을 동원해 당시 이회창 대통령후보 아들의 병역문제를 제기한 것은 네거티브였는지, 아니면 후보의 병역의무 이행에 대한 검증이었는지 묻고 싶다"며 일침을 가했다.

    한나라당 경기지사후보 김문수 의원측도 이날 열린당의 공세에 한마디로 "일고의 가치도 없으며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김 후보측 박종희 대변인은 "김 후보는 3번의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 단 한점의 의혹도 없는 검증받은 정치인"이라며 "장티푸스에 걸려 사경을 헤매다 국군보안대 요원에 끌려 강제 징집된 후 국군 통합병원에서 중3때 걸렸던 중이염이 악화돼 징집면제 판정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군 면제 문제는 김 후보에게 따질 것이 아니고 당시 면제판정을 내린 군의관에게 물어 보면 잘 알 것"이라며 "이번 열린당 논평을 접하면서 파렴치한 ‘김대업 사건’을 떠올릴 수 밖에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