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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닭' 강금실.
열린우리당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가 오는 17일로 예정된 KBS 양당 후보 초청 토론회와 관련,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가 거부 의사를 밝힌데 대해 9일 발끈하고 나섰다.
강 후보 캠프 대변인을 맡고 있는 오영식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KBS 토론은 당초 2회(3일에는 4당 초청, 17일에는 양당 후보 초청)에 걸쳐 하기로 합의했었는데 오 후보 측에서 양당 후보 초청 토론은 받을 수 없다고 거부한 상태”라면서 “이는 매우 비겁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오 의원은 “민주·민노당 그늘에 숨어 강금실 후보의 공격을 피해보자는 얄팍한 술수”라면서 “정정당당하게 정면승부에 임하라”고 맹공을 퍼부으면서 오 후보측을 자극했다.
오 의원은 이어 오 후보의 양당 후보 초청 토론회 거부 배경에 대해서도 “양당 후보 토론에 대해 매우 부담스럽고 본인들에게 유리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피하자는 선거캠프내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양자구도의 토론을 해서는 득이 될 게 없다’ ‘잘해야 본전이다’ ‘오히려 책잡힐 가능성이 있다’ ‘강 후보에게만 유리하게 된다’는 등의 판단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강 후보측의 이같은 비난은 겉으로는 양당 후보간의 맞토론 방식을 이미 합의해 놓고 이제 와서 양자구도 토론방식이 자신에게 득 될 것이 없다고 보고 약속을 파기하는 것은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라는 모양새를 띄고는 있지만 속내는 강 후보의 선거전략과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오 후보와 두 자리 숫자로 벌어진 지지율 격차를 좁혀야 하는 과제가 발등의 불로 떨어진 상황에서 약세인 판세에 반전을 꽤하기 위해서는 맞짱 TV 토론을 통해 오 후보를 공격하면서 치고 나가 차별화를 시도해야 하는 입장인데, 오 후보의 거부로 이마저도 여의치 않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오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도 5%P 정도 좁혀진 만큼 지금이 여세를 몰아나갈 중요한 시기인데 오 후보와의 맞토론 무산은 생각도 못했다는 반응이다.
강 후보 캠프에서는 적잖이 당황하는 기색도 포착되고 있다. 강 후보 캠프 한 관계자는 “지지율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치고 나갈 수 밖에 없다. (오 후보를) 계속 들이받을 수 밖에 없는데…”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도 아직까지 승산이 있는 줄 없는 줄 모른다”며 “좀 더 지켜봐야 하는데…”라고 했다. 오영식 의원도 “앞으로도 오 후보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이슈에 대해서는 요구할 것은 요구하고 해명할 부분들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가겠다”고 했다. 지지율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공격을 통해 문제제기를 하겠다는 의지지만 자칫 ‘네가티브’ 선거전도 불사하겠다는 모양새로 비쳐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강 후보측은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5%P 정도 좁혀진 데 대해 적잖이 고무된 반응을 내보이기도 하고 있다. 한나라당 오 후보는 천정을 치고 강 후보는 바닥을 쳤다면서 서울시장의 여론조사 추세는 엇갈리는 쌍곡선이 될 것인데, 교차시점은 5월 20일 경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오는 16일 후보 등록 이후에는 본격적인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계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