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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비록 경선에 실패했지만 서울시장 승리가 대선승리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오세훈 후보를 반드시 당선시켜야 합니다"(맹형규 전 의원)
"민심도 오세훈이고 이제 당심도 오세훈 입니다. 한나라당 이름으로 이 정권을 심판하고 한나라당 이름으로 5․31지방선거를 이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저도 힘껏 돕겠습니다"(홍준표 의원)9일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선거사무소 개소식 및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한 맹형규 홍준표 두 공동선대위원장의 발언이다. 보름간 몰아친 '오세훈 바람'에 무릎을 꿇은 맹형규·홍준표 두 중진 의원은 경선이 끝난 뒤 오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직을 맡아 오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당내 경선이 끝난지 2주란 시간이 흘렀지만 두 위원장의 얼굴엔 아직 그늘이 많아 보인다. 두 위원장 모두 이날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해 오 후보의 당선을 기원하는 축사를 했지만 참석한 내내 두 사람 모두 표정이 밝지 못했다. 먼저 축사를 한 맹 위원장은 "무능한 노무현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선 반드시 오세훈 후보를 당선시켜야 한다"며 참석자들의 많은 지지와 성원을 부탁했다.
축사를 끝낸 뒤 맹 위원장은 일부 참석자들과 잠시 인사를 나눈 뒤 급히 발걸음을 돌렸다. 맹 위원장 다음으로 축사를 하기 위해 마이크를 잡은 홍 위원장은 말도 아꼈다. 홍 위원장은 "맹 선배님께서 좋은 말씀을 다 하셨다"며 위와 같이 말한 뒤 발언을 마무리 했다. 그리고 몇몇 참석자들과 잠시 인사를 나눈 뒤 맹 위원장 보다 먼저 자리를 떠났다.
물론 이날 주인공은 오세훈 후보였지만 윤여준 공동선대위원장이 끝까지 자리를 지킨 것을 감안할 때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맹․홍 두 사람이 행사장에 머문 시간은 생각보다 매우 짧았다. 두 위원장이 행사장에 머문 시간은 20여분 정도. 두 위원장 모두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로 30분 늦게 참석한 박근혜 대표가 행사장에 도착하기 이전 자리를 떠났다.
한 관계자는 "두 분 모두 오래 있고 싶겠냐. 행사에 참석해 오 후보와 함께 사진을 찍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일주일에 한 번씩 열리는 선대위원장 회의는 두 분 모두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전략을 짜고 일을 하는 사람은 윤여준 위원장과 원희룡 전략상황본부장이고 두 분은 참석해주시는데 의미가 있다"며 "경선에서 경쟁하던 두 분이 어떤 의견을 내고 방향을 설정하는 것도 모양새가 그렇지 않느냐. 그냥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선대위의 모양새를 좋게 해주는 것이 두 분의 가장 큰 역할"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엔 박근혜 대표를 비롯, 29명의 소속 의원들이 오 후보를 축하하기 위해 찾으며 성황리에 치러졌다. 100여평 남짓한 오 후보의 선거사무실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행사 내내 붐볐고 서울지역의 당원협의회장도 20명 이상 참석했다. 박근혜 대표는 축사를 통해 "우리의 소원은 오세훈 후보가 압도적으로 승리하는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꿈을 꾸면 이뤄질 것"이라며 "오 후보는 깨끗하고 능력이 있는 만큼 잘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