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가 고배를 마신 이계안 의원이 3일 경선 당일 4.8%라는 당원들의 저조한 투표참여율 문제에 대해 “열린당이 왜 지지를 못 받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면서 당 지도부를 향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이 의원은 이날 저녁 CBS 라디오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에 출연, 이같이 말하고 “경선 당시 내가 당원들에게 나의 정책과 비전을 말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임에도 듣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며 저조한 투표 참여율과 경선 흥행 실패에 대한 책임을 당 지도부에 물었다.

    그는 이어 “중앙당이나 서울시당에서 선거인단 2만5000명에게 선거를 하라는 통지를 바로 전날 했다”면서 “전날 통지한 것이 당일에 도착했으니까 경선이라는 것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안했던 것 같고 단순히 이계안이나 강금실이라는 후보가 있다는 것만 알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이제 와서 이런 일을 탓하는 게 부끄럽다”고 말하면서도, 당내 일각에서 ‘강풍(강금실 바람)’이 수그러든 게 이 의원의 책임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는 데 대해서는 “강풍이 오풍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면서 “선거는 구도이기 때문에 당 대 당으로 간다. 이 구도를 바꾸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내 주장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게 유감일 뿐이지, 내 책임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그러면서 “강 후보는 하루에 1%씩 지지율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강 후보가 각오을 아주 단단히 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언행을 그렇게 해 나가길 바라며 그렇게 함으로써 강 후보 개인 뿐만 아니라 열린당이 이번 선거에 임하는 진지함과 진정성과 절박함을 보여줘야 한다”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강 후보 측에서 선대위원장을 제안한 데 대해서는 “이번 지방선거가 당으로서는 놓칠 수 없는 선거이고, 쉬운 구도가 아니기 때문에 내가 기여할 방법이 있다면 무엇이든 다 할 생각”이라면서 사실상 선대위원장 수락 의사를 내보였다.

    이 의원은 향후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이번 선거가 끝나면 열린당에서 두 가지 쟁점이 떠오를 것인데, 하나는 개헌정국이고 두 번째는 누가 대선 후보가 될 것이냐는 경쟁이 본격화 될 것”이라면서 “거기에서 당력을 모으고 2007년 대권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이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아울러 한나라당 박계동 의원의 동영상 파문이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준엄한 평가가 이번 선거 과정에서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것이 표를 어떤 쪽으로 모는 힘으로 작동할 것인가에 대해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해, 오히려 한나라당 지지층 결집으로 이어지는 등의 ‘역풍’ 사태를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