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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전 국무총리가 "정계개편과 관련한 문제는 지방선거가 끝난 후에 논의하자"고 말해 지방선거 이후의 행보를 주목케했다.
고 전 총리는 3일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박주선 전 의원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이미 국민으로부터 안정감과 자질을 검증받은 고 전 총리가 국민통합의 역할을 해달라는 기대가 있다'는 우회적인 '연대'제안에 "(뜻을) 잘 알겠다"며 이같이 답한 것으로 비공개 면담에 배석했던 박 후보측 장전형 대변인이 전했다. 그러나 고 전 총리는 "중앙정치가 지방자치에 깊이 관여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원칙적으로 지방선거에 직접 관여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다.
이날 면담은 서울 연지동 여전도회관에 위치한 고 전 총리의 사무실을 박 후보가 찾아 이루어졌으며, 30여분간 진행됐다. 고 전 총리는 박 후보에게 "전임 시장으로서 책을 한권 주겠다"며 준비한 자신의 저서 '행정도 예술이다'를 선물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이어졌다.
박 후보는 "이 책을 공부하면 서울시장 후보뿐 아니라 시장도 훌륭히 업무를 수행하는데 도움되겠다"며 인사했고, 고 전 총리는 "일정이 바쁠테니 소제목이라도 읽어달라"며 "(퇴임후) 아쉬운 점도 담겨있으니 필독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박 후보가 "(고 전 총리는) 민주당 후보로 선거에 나서 서울시장을 역임했고, 역대 시장 가운데 가장 많은 업적을 남겨 존경받는 시장으로 남아있다"며 민주당과의 인연을 강조하자, 고 전 총리는 "정부 경험이 많은 박 후보가 어려운 결단을 했다"며 덕담을 건넸다.
이어 고 전 총리와 박 후보는 지방자치와 관련한 대화를 나누며 '지방선거에 중앙정치가 지나치게 간섭하는 것은 풀뿌리민주주의를 해칠 수 있다'며 잠시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지방선거가 거대 정당간의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는 박 후보의 지적에 고 전 총리는 "서울시장은 1000만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전력투구해야 한다"며 "이는 각 정당의 정강에 구애받는 인과관계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 전 총리는 "토론회가 열리기 시작하면 정책선거로 흐를 것"이라면서도 "직접 지방선거에 개입할 생각은 없지만, 메니페스토 운동에는 적극 참여하겠다"며 '연대'와 관련한 확대해석을 차단했다.
한편 고 전 총리측은 한나라당 오세훈, 열린우리당 강금실 예비후보 등과도 연쇄 면담을 가질 예정으로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