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상 정당민주화 실현한 열린우리당이 이대로 주저앉아야 하는 것이냐. 죽더라도 나가서 같이 죽자. 그것이 내 결심이었다”(강금실 후보)

    “두들겨 맞는 것이 뻔한 강금실 투수가 던져야 하느냐? 아니면 오세훈 타자를 제압할 구원투수를 내보내야 하느냐”(이계안 후보)

    2일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진행된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 선출대회에서 강금실 이계안 후보는 막판까지 당원들에게 뜨거운 한 표를 호소했다. 그러나 후보자들의 핏발선 목소리와는 달리 이날 행사장 분위기는 썰렁함 그 자체였다.

    여야가 국회에서 쟁점법안 처리 놓고 대치상태로 소속 의원 전원에 대한 본회의 비상대기령이 내려져 당 지도부가 행사장에 참석하지 못한 데다가 당원들의 참여도 매우 저조해 말 그대로 흥행 ‘참패’가 우려되고 있다.

    자주빛 상의에 흰색을 바지를 입고 나온 강금실 후보는 후보자 연설을 통해 “개혁을 외쳤던 참여정부가 이대로 가면 지방선거 참패가 불보듯 뻔했다”면서 “역사상 정당민주화 실현한 열린당이 이대로 주저앉아야 하는냐. 죽더라도 나가서 같이 죽자”면서 서울시장 출마 배경을 피력했다.

    강 후보는 “지지율 1위라고 해서 당선가능성 믿고 나온 것 아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 목숨을 걸고 나왔다”면서 “지금 국민들은 열린당을 외면하고 있다. 시장후보가 된다면 당이 보여주지 않은 새로운 제안을 제시해 시민을 설득해 나가겠다”고 했다. 강 후보는 이어 “우리가 진심으로 합심한다면 반드시 성공한다. 모든 것을 걸고 나왔다. 정정당당하고 진정성으로 승부해 당선되겠다”면서 “서울을 바꾸고 정치를 바꾸겠다. 시민을 소외시키는 그들의 정치가 아니라 시민이 주체가 되는 나의 정치를 만들어 나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뒤이어 연설에 나선 이계안 후보는 “상대방이 우리의 에이스 강금실 투수에만 강한 오세훈 타자를 내세웠는데, 두들겨 맞는 것이 뻔한 강금실 투수가 던져야 하느냐? 아니면 오세훈 타자를 제압할 구원투수를 내보내야 하느냐”면서 이계안 후보만이 구원투수임을 목놓아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대로는 진다”면서 “한나라당 지도부가 엄정한 중립을 지켜 한나라당 경선을 흥행시키는 동안 한나라당 당원들은 오세훈이라는 맞춤형 후보를 전략적으로 선택했다. 한나라당이 이미지에서 거의 차이를 발견하기 어려운 오세훈 후보를 전략적으로 선택하면서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당 대 당의 대결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구도를 만든 것이다. 우리가 구도를 다시 바꾸지 않으면 진다”면서 당원들의 전략적 판단을 촉구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나는 우리에게 남은 단 하나의 필승카드입니다. 나 이계안은 우리가 서울 시장선거에서 승리하고, 나아가 2007년 대선을 승리로 이끌 유일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행사의 사회자는 진행 도중 쟁점법안 처리를 놓고 대치상태를 보이고 있는 국회 상황을 전하기도 했는데, 쟁점법안이 직권상정돼 처리됐다는 소식을 긴급히 전하기도 했다. 한때 환호성이 터지기도 했으나, 썰렁한 행사장 분위기를 압도하지는 못했다. 정 의장 등 당 지도부가 3시 국회를 출발해 행사장으로 오고 있다는 소식도 알리면서 행사장 분위기 쇄신에 당직자들이 열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당 지도부의 불참 관계로 당초 시작부터 30여분 가량 지연됐으며, 소속 의원들의 대거 불참으로 서울시당 관계자들이 대신 사회를 보며 대회사를 발표했다. 또 선거인단 2만5000여명(기간당원 1만5000여명, 일반당원 1만명)가운데 오후 3시 현재 1500여명 참석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