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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자 문제, 북한엔 못 따지고 가족엔 숨겼다니

입력 2006-04-29 11:18 | 수정 2006-04-29 11:48
조선일보 29일 사설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1977~78년 납북됐던 김영남씨 등 고교생 5명이 남파간첩 교관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1997년 검거 간첩과 2000년 이후 탈북자들 증언을 통해 확인했다고 국가정보원장이 27일 국회에서 밝혔다. 그런데도 정부는 최근 열린 남북장관급회담에서도 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납북자 부모들은 30년 전 잃어버린 자식이 살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을 보도진에게서 전해 듣고 “정부가 어떻게 여태 알려주지 않을 수 있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일본에서 북한에 강제 납치됐다 김영남씨와 결혼한 것으로 확인된 일본인 요코다 메구미씨의 어머니와 탈북자 김한미양 가족이 28일 부시 미 대통령을 만났다. 이 면담에 주미 일본대사는 동석했으나 주미 한국대사는 불참했다. 일본 외무성은 요코다씨 어머니의 미국 방문 일정을 지원하고 있다. 반면 주미 한국대사관은 한국서 온 탈북자들을 만나 주지 않았다. 외교부의 지시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런 얘기들을 접하면서 또다시 대한민국 정부는 누구를 위한 정부인가 하고 물어야 하는 우리 신세가 서글프다. 정부는 30년 전 실종됐던 고등학생들이 북한에서 남파 간첩을 가르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면서도 10년 가까이 북한에 대고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 정부의 더 모진 행위는 자식 생각에 피 말리는 세월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에게도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우리 대사관은 미국 정부 초청으로 미국에 가서 공식 일정을 갖는 탈북자들과 눈이 마주칠까 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끄럽게 해서 북한을 자극하면 납북자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를 달지만 그게 다 정권의 방침이란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 논리라면 국제사회에서 요란하게 문제를 제기해온 일본은 납북자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나 사실은 반대다. 입 닫고 있던 우리는 납북자 소식마저 막막한데 일본 정부는 수교와 경제지원을 무기 삼아 북한으로부터 13명의 일본인 납치를 자백받았고 고이즈미 총리는 직접 북한에 가 납북자 5명과 가족을 데려왔다. 이 정부가 가족에게도 쉬쉬하는 사이 4년 동안 남북한을 오가며 DNA 조사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 메구미씨 남편이 한국인 납북자라는 사실을 밝혀낸 것도 일본 정부였다. 반면 이 정부는 이번 남북장관급회담을 앞두고 “납북자문제를 제기하겠다”고 큰소리를 치더니 ‘전쟁 시기와 그 이후 소식을 알 수 없게 된 사람들의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암호 같은 합의문만 들고 돌아왔다.

이런데도 이 정부는 납북자문제에 대해 뭐라 떠들 염치라도 있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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