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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이 좀처럼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당 지지율을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는 당 지지율을 반전하기 위한 뾰족한 카드도 없다는 점에서 고민의 수위가 한층 높아진 양상이다. 당장 당의 사활이 걸린 5·31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는데도, 마냥 앉아서 후보자의 이미지 정책 등 개인적인 역량에만 기댈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점에서 ‘자포자기’의 심정까지 당내 일각에서는 관측되고 있다.
열린당 관계자는 26일 “한나라당의 공천비리 파문이 터진 이후 최근 당 자체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당 지지율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답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당 지지율에 대한 당 지도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오히려 지방선거 광역시·도단체장 후보자들의 가상대결 조사에서는 우리당의 텃밭인 전북 등의 일부 지역과 서울시장 선거의 선전 양상 정도를 제외하고는 모든 지역에서 참패로 나타났다면서 오히려 더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영남 지역에서는 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당 후보가 상대가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한나라당 공천비리 파문이 불거졌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공천파문이 한나라당 내부의 공천혁명으로 비쳐지면서 지지층의 결집을 불러오고 있는 양상”이라면서 우려를 표했다. 선거가 당 지지율을 기반에 깔고 후보의 개인적 요소가 덧붙여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통상적인 흐름인데, 이런 상황이라면 열린당 후보들의 경우에는 온전히 제 손으로 스스로 선거를 치러야 할 상황인 만큼 ‘이미 승패가 갈렸다’는 설명이다. 뭔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데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는 당 지도부의 분위기를 전했다. ·
실제 열린당은 한나라당 중진급 의원의 공천비리 파문과 민주당의 ‘사과상자’ 사건이라는 나름의 ‘호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당 지지율은 답보, 지방선거 후보자의 지지율 하락이 계속되고 있는 점에서 당 지도부의 전체적인 전략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당 안팎에서는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더해 김한길 원내대표 마저 ‘경악할 만한’ 폭로건의 실체로 ‘역풍’을 불러온데다가, 당 부대변인단을 총동원해 연일 엄청난 양의 논평을 내면서까지 분위기 반전을 시도해도 별반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던 만큼 뭔가 손쓸 해결책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일부 당 관계자는 “이번 한나라당건은 꼭 크게 써줘야 한다” “우리당이었더라면 완전히 작살이 났을 것”이라면서 당 지지율 답보의 불만을 언론에 우회적으로 돌리기도 했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열린당은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자로 오세훈 전 의원이 확정됨에 따라 그간 미지근했던 당내 서울시장 경선 분위기가 달라오르고 있는 점에 실날 같은 희망을 걸고 있다. 맹형규 홍준표 후보보다 비교적 ‘덜 껄끄러운’ 오 전 의원을 상대로 본선에서 ‘한번 해 볼만 하다’는 분위기가 자리잡으면서 내달 2일 치러지는 당내 서울시장 경선이 분위기만 탄다면 그 여세를 타 지역의 선거판에도 ‘바람’을 몰아갈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내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당내 또 다른 일각에서는 이미 5·31 지방선거의 ‘자포자기’ 심정을 내보이면서 애당초 당 지도부가 지방선거 필승보다는 지방선거 이후 불어 닥칠 정치적 지형 변화에만 더 초점을 맞추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내보이고 있다. 강금실 후보의 서울시장 출마를 놓고, 서울시장에 낙선하더라도 차기 당의장 자리를 보장했다는 소리도 나돌고 있는 실정이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당내 각 계파들의 입장에서 볼 때 2007년 대선을 앞두고 강금실 후보가 공정한 대선 경쟁 관리가 가능하리라고 판단하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