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오세훈 확정’으로 당내 소장파가 한껏 고무된 표정이다. 오세훈 전 의원의 서울시장 후보 경선 출마를 이끌어 내 보름 만에 당선이라는 확실한 성과를 얻은 소장파는 당장 “당내 세대교체의 징표”라고 이번 경선 결과를 높게 평가했다. ‘오풍(吳風)’의 여세를 ‘세대교체바람’으로까지 몰아가겠다는 기세다.

    소장파는 5·31지방선거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에 대한 당내 경선에서 ‘오풍(吳風)’ ‘남경필·김문수 후보단일화’라는 뚜렷한 성과물을 내놓았다. 이로써 2007년 대선 전초전이라고 할 수 있는 지방선거의 당내 주도권을 쥔 모습이다. 또한 소장파는 지방선거 이후 관리형 당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대한 도전도 예고해 놓은 상태다.

    수요모임 대표 박형준 의원은 25일 오후 CBS라디오프로그램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에 출연해 “국민과 서울시민들이 새로운 정치 코드를 요구하고 있다”며 “오 전 의원의 당선은 세대교체의 징표”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나 대통령 선거에서 중도성향을 갖는 40%에게 누가 더 매력 있는 후보인가를 생각한다면 한나라당이 오 전 의원을 선택한 것은 지방선거 청신호”라며 “한나라당 고정 지지층에다가 새로운 중도 성향 유권자들에게 호소력을 갖는다는 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그는 이어 “당내 상황과 관련해서 보면 오 전 의원이 갖고 있는 중도개혁적인 이미지와 정치적 지향성이 당내 중도개혁들, 당의 변화를 바라고 한나라당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됐다”며 “그런 차원에서 경기도지사 후보로 확정된 김문수 의원이나 오 전 의원 같은 분들이 당의 제대로 된 변화를 위해 힘을 모은다면 당내 여러 중도개혁 성향의 세력들과 좋은 연대 관계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면서 “중도개혁세력과 합리적 보수 세력의 폭넓은 연대가 한나라당의 실질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며 “소장파가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성권 의원은 26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김문수·오세훈은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중도보수 세력으로 볼 수 있다”며 “당내 경선에서 두 후보가 당선된 것 자체가 당이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의 싹을 보여준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그는 “김문수·남경필 단일화는 그 과정 자체만으로 개혁성이 강한 소장파와 중도보수 지역의 연대 가능성을 보인 것”이라며 “오 전 의원 역시 본인의 클린 이미지가 어필된 측면도 있지만 개혁적 마인드가 일반 민심이 원하는 이미지라는 것을 확인시켜줬고 당심(黨心)도 이를 받아들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당의 변화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기뻐했다.

    그러나 그는 소장파를 중심으로 당내에서 ‘세대교체론’이 불거지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김덕룡·박성범 공천비리 사건을 계기로 소장파가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하며 정풍운동을 주장했다가 오히려 당내 비토세력이 만만치 않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는 “세대교체라는 말은 위험한 말”이라며 “세대가 교체되는 양상으로 보일 수는 있지만 ‘세대교체론’을 강조할 경우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