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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이 5·31 지방선거와 관련, ‘인물난’으로 후보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지역에 전직 한나라당 출신 인사에 대한 영입 작업 움직임을 보이면서 당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낮은 당 지지도에 따른 ‘인물난’에다 ‘필승카드’를 견지해야 하는 당 지도부의 ‘고충’은 십분 이해하지만 ‘그럼 당 정체성은 뭐냐’ ‘이게 100년 정당을 지향한다는 당이냐’ ‘우리가 한나라당 2중대냐’라는 말까지 당원들 사이에서는 터져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제주도의 경우에는 현명관 전 삼성물산회장의 영입에 반발해 한나라당을 탈당했던 김태환 현 제주지사를 당 지도부가 영입 움직임을 보이자, 당원들이 공식적인 기자회견까지 열면서 강력 반발했다. 이들은 “철새 정치인 김태환 도지사가 어떻게 열린당의 정체성과 부합하는지, 명분도 논리도 구해지지 않는다”면서 “김태환 도지사의 입당시, 제주도당이 극심한 분열상을 나타낼 것”이라고 경고까지 했다. 22~23일 주말을 이용해 당 인재발굴기획단장인 문희상 전 의장이 극비리에 제주도를 방문한 것으로 전해지자 당원들의 반발이 극도에 달한 것이다.
아울러 인천시장 후보로도 최기선 전 시장의 전략공천이 사실상 확정된 것을 놓고서도 인천 지역의 당원들의 반발이 일고 있다. 오는 30일경 열린당 입당이 점쳐지고 있는 최 전 시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계로 정계에 입문, 한나라당 자민련 타이틀로 13대 국회의원과 민선 인천시장을 지냈었다. 당장 당원들 사이에서는 당초 염두에 뒀던 강동석 전 건교부장관, 박호군 인천대 총장 등의 고사로 ‘인물난’을 겪었다는 점은 십분 이해되지만 ‘이건 아니다’라는 반응이다. 열린당 인천시당 당원게시판에 한 당원은 “아무리 정체성이 무너져간다지만 참으로 쓴 웃음만 나오게 한다”면서 “아니 인천지역 국회의원 중 자리를 박차고 내가 책임지고 나가겠다는 용사는 없단 말이냐. 지지율이 높았어도 그랬겠느냐”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와 함께 경기도 하남시장 자리를 놓고서도 열린당 당원게시판이 불만의 목소리도 도배되는 등 당원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당초 열린당의 하남시장 후보였던 구경서 후보가 공직선거법상 ‘등록무효’에 따른 후보자격 상실로 출마가 불가능해지자 이교범 현 하남시장을 후보자로 결정하려는 당의 움직임 때문이다. 이들의 불만은 이교범 현 하남시장은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하자 그동안 무소속 출마를 준비해 왔던 인물인데, 지역구 의원인 문학진 의원 등이 구경서 후보의 후보자격 상실에 따른 대책마련 과정에서 이교범 하남시장의 영입 작업을 추진하려 했다는 것이다.
이를 놓고 이 지역 기간당원인 김영진 씨는 “한마디로 한탄스럽고 개탄스러울 뿐이다. 어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단 말인가. 이제 정체성마저 상실하는가”라며 울분을 토했다. 그는 또 “당내에 시장후보 감이 없으면 차라리 출마를 시키지를 말던가, 가뜩이나 어려운 당의 모습을 더욱 어렵게 만들어 일부 시의원 도의원의 당선 가능성마저 기대할 수 없게 만들었으니 참으로 한심하고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이를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고 발끈했다.
그러나 문학진 의원측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같은 주장은 낭설”이라면서 “이교범 현 시장은 무소속으로 출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우리 당은 하남시장 후보를 물색 중에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