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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2일 치러지는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을 열흘 앞두고 ‘이계안 바람(李風)’이 무섭게 일고 있다.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뒤 현대자동차 사장, 현대카드 회장 등을 역임하며 ‘샐러리맨 신화’를 일궈냈던 이계안 후보가 본격적인 정치판에 신화 창조를 예고하고 나선 분위기다. 열린당 서울시장 이계안 예비후보의 막판 기세는 5·31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 판도에 지각변동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이풍’의 기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장 이 후보측은 25일 치러질 예정인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에서 어느 후보가 선출되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상대 후보가 누구로 결정되는냐에 따라 열린당 당원들의 전략적 판단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이 후보의 바람, 이른바 ‘이풍’은 지난 20일 당내 또 다른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과 맞붙은 ‘MBC 100분 토론’을 계기로 급속히 일기 시작했다. 지난 1월 열린당 서울시장 경선 출마를 선언하고 ‘서울경영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서울시정 정책 공약을 꾸준히 준비해온 이 후보의 ‘진가’가 발휘내고 있는 셈이다. 정책 개발에 오랜 시간을 투자해 온 만큼 이 후보의 토론회 발언 곳곳에 자신감을 물론 신뢰감까지 묻어 나온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다.이같은 분위기는 22일에는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한 포털사이트의 정치인 검색순위에서 이 후보가 1위를 차지하는가하면 150명 수준에 그치던 이 후보의 홈페이지 하루 방문자 수도 1200여명에 이르고 있다. 네티즌들은 그간 낮은 인지도로 인해 주목받지 못했던 이 후보에게 수많은 격려의 글을 남기고 있다.
한 네티즌은 “토론에서 내놓은 정책은 물론, 차분하게 대화를 이끌어 가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인상적이었다. 전혀 뜻밖의 인물이었기에 더욱 손뼉을 치며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그저 강금실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를 이길 수 있을지에 대해서만 관심이 있었지만 토론회 이후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 대한 생각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당선 이후에도 자신의 약속을 충실히 지키면서 시장 역할을 잘 해낼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됐다”고도 했다.이에 대해 이 후보측은 “서울의 경제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과 실천 방안이 시청자와 네티즌 사이에서 큰 공감을 얻은 것 같다”면서 매우 고무적인 반응이다. 이 후보측은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 이 후보도 매우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25일 케이블TV 토론회 일정도 잡혀있는데, 계속해서 일관된 기조로 앞으로 남은 선거기간동안에 더욱 적극적으로 시민 및 당원들과 소통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측은 그러면서 강 후보의 지지율이 상대당의 맹형규·홍준표 후보에 비해 그간에는 계속 높았지만 오세훈 후보에 비해서는 턱없이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 당원들을 대상으로 전략적 판단을 해 달라고 적극적으로 호소하겠다는 계획이다. 상대 후보가 누구로 결정되는냐에 따라서 열린당 당원들의 전략적 판단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 후보측은 이같은 기세에 매우 고무된 반응을 보이면서도 고민이 역력한 모습이다. 이 후보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다. 강 후보로 대변되는 ‘강풍’(康風)에만 목을 맨 지도부가 이 후보를 좀 더 효과적으로 알릴 기회를 ‘원천봉쇄’ 했다는 것인데, 전략공천 움직임이나 당 지도부가 결정한 경선 방식(일반당원 20%, 기간당원 30%, 여론조사 50%)에 아직도 불만을 감출 수가 없다는 분위기다. 오히려 처음부터 경선 분위기로 이끌었다면 열린당 후보를 알리는 기회이자, 본선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강금실 후보 영입 과정에서 당내 최대 계파를 이끌고 있는 정동영 김근태 두 수장이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점에서, 조직 선거 양상으로 간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도 고민의 하나다. 당 일각에서는 “아무래도 당심의 영향력은 정 의장과 김 최고위원이 크지 않겠느냐”면서 간접적으로 강 후보의 후보 확정을 기정사실화하는 모습이다. 이 후보측은 내심 25일 예정된 한나라당 경선 결과로 ‘이풍’이 재차 치고 나가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