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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건 오로지 왜풍(倭風)뿐’(?)
열린우리당이 일본의 ‘독도 주변수역 탐사’ 문제와 관련한 한나라당의 대응 태도를 문제삼으며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지방선거 예비후보자들까지 나서 비난의 화살을 퍼붓고 있는 형국이다. 당장 정치권 안팎에서는 “지방선거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강풍(康風)’이 여의치 않자, ‘왜풍’카드를 꺼내든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강금실 전 장관으로 대변되는 이른바 강금실 바람이 한나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오세훈 전 의원의 ‘오풍(吳風)’에 맥없이 밀리자, 다급해진 상황에서 왜풍으로 지방선거 분위기 반전 시도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실제로 그간 ‘네가티브’ 선전 전략을 지양해 온 강 전 장관이 19일 이례적으로 일본의 독도 주변수역 탐사 문제와 관련한 청와대 간담회에 불참한 한나라당을 향해 “반민족적”이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맹공을 퍼부은 점도 이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 전 장관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영토주권의 문제, 민족자존의 문제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민족이 최우선”이라면서 한나라당을 사실상 반민족적 정당으로 몰아붙이면서 비난을 퍼부었다. 또 “지극히 반민족적인 한나라당의 모습을 보며 허구에 가득 찬 일제 식민사관에 다시 한 번 심한 모욕을 당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분노하기도 했다.
경기도지사 후보인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도 ‘일본의 독도 침탈 의도에 고함’이라는 별도의 자료를 통해 “국군주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 “실력으로 일본을 이겨야 한다”면서 일본을 비난하면서 동시에 실력으로 일본을 이기위 해서는 정보통신 분야의 실력자인 자신의 위상을 은근히 과시했다.
진 전 장관은 우선 “일본은 수로를 조사할 것이 아니라, 정신대 문제 등 자신들의 잘못된 과거사를 조사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쏘아붙이면서 “한국 축구가 세계4강이 되고 한국 야구가 일본을 이긴 것처럼 실력으로 일본을 이겨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반도체 신화로 일본을 집어 삼켰듯이, 디지털TV로 세계최고의 기업 소니(SONY)를 집어 삼켰듯이 이제 선진한국을 건설해 경제로 일본을 집어 삼켜야 한다”고 했다. “우리가 실력으로 일본을 앞지르는 날, 일본은 더 이상 우리에게 날카로운 야욕의 발톱을 보일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도체 신화처럼, 3만불의 경기도로, 선진한국 건설’ 등은 진 전 장관이 내세우고 있는 선거 플랜이다.이에 앞서 정동영 의장도 19일 확대간부회의를 통해 청와대 간담회에 불참한 한나라당을 비난하며 “영토주권 문제와 관련해서는 여야가 없다. 이것은 국민적 요구이고 상식이다. 국제적으로도 이같은 문제에 초당적으로 대처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장은 “여당으로서 국민적 걱정과 관심이 쏠려 있는 EEZ(배타적경제수역)에서 이뤄지는 불법적이고 부당한 일본의 탐사활동에 대해 국민들이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정부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면서 정부의 단호한 대응 방침을 촉구했다.
우상호 대변인도 19일 오후 현안브리핑을 통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왜 유독 일본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가. 이해할 수 없다”며 박 대표를 직접 겨냥했다. 그는 “측량을 빌미로 영토 침범하는 것에 대해서 거대 야당의 당대표가 이렇게 침묵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얼마 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를 만나서, 여성대통령 운운하는 이야기에 그렇게 기분이 좋아진 것인지는 모르나 적어도 그 자리에서 단호하게 우리 독도문제와 과거사 문제를 정밀하게, 그리고 과감히 이야기했다면 이런 도발이 있었겠는가 하는 의문이 있다”고 박 대표의 태도를 비난했다.
그는 청와대 간담회에 불참한 한나라당의 태도에 대해서도 “문제”라고 지적한뒤, “박 대표는 지금이라도 자신을 주목하고 있는 일본 정계와 일본 국민들에게 이번 독도 문제, 영토침범 문제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