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삼 전 대통령(YS)이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민주주의이념연구회'(대표 강태욱) 창립대회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DJ)을 반역죄로 처단해야 한다"며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민주주의이념연구회는 인간중심민주주의 철학 이론을 중심으로 참다운 민주주의를 연구하기 위해 창립된 단체다. YS는 이 연구회의 명예회장직을 맡았다. 또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이날 축사를 맡은 YS는 “DJ 정부와 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우리나라는 매우 혼란스럽게 됐다”며 “지금 모습은 해방 후 좌익이 활개를 치던 때와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연히 맥아더 동상을 철거하자는 사람들이 나서고 있다. 이건 북한의 지령에 움직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미 군사훈련을 방해하고 평택미군기지 철수를 요구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라며 “우리는 이런 사람들의 정체를 밝혀내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YS는 “거짓은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 무고한 사람을 마구잡이로 납치하는 북한 김정일 정권은 반 인륜적인 집단”이라며 “이들에게 개혁을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김정일을 도려내기 전에는 한반도의 평화는 물론 세계평화가 오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대중 정부 이후 현 정부까지 간첩을 잡았다는 소식 한번 들리지 않는다며 “간첩이 공공연히 활동한다는 말이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는 정치인들이 많다”고 꼬집었다.

    특히 “위험한 김정일에게 5억 달러를 퍼부어서 핵 위기를 초래한 것은 다름아닌 DJ"라며 “누가 그런 어마어마한 돈을 김정일에게 쓰라고 했느냐. 그 돈이 우리 국민에게 핵무기라는 비수가 되어 돌아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DJ가 다 죽어가는 김정일 독재 정권을 우리의 세금으로 연명시켰다. 이는 DJ가 저지른 역사의 죄악”이라며 “국민의 이름으로, 역사의 이름으로 그를 반역죄로 처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프레스센터에 모인 600여명의 참가자들은 YS가 DJ에게 맹공을 퍼붓자 큰 박수로 호응을 나타냈다.

    YS의 DJ 비판은 계속 이어졌다. 그는 “5억 달러를 퍼주고 나서 얻은게 무엇이냐. 한반도 평화정착, 군비 축소, 김정일 서울 답방, 아무것도 이루어진 게 없다”며 “DJ의 거짓말에 모두 속고 있었다”고 말했다. YS는 DJ의 임기가 1년 6개월 정도 남았을 당시 DJ와 면담을 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YS는 “DJ가 당시 면담에서 ‘김정일이 미군 철수 주장을 더 이상 안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며 “이 말은 DJ가 나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일의 서울 답방이 결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며 “김정일이 남한에 오면 살아남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북한 인권 문제를 언급하며 “무자비한 북한 정권의 폭력에 대해 침묵하거나 방관한다는 것은 이 시대의 수치이자 죄악”이라고 지적했다. 

    민주주의이념연구회는 향후 ▲민주주의 이념 철학 연구 및 교육 활동 ▲북한 민주화 운동 ▲민주주의 이념에 입각한 통일운동 ▲탈북민 사업 ▲황장엽 기념사업회 설립 ▲출판 토론회 국제회의 개최 등의 활동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이날 창립대회에는 YS를 비롯 황장엽 전 북한노동당 비서, 이동복 북한민주화포럼 상임대표, 유기남 자유시민연대 공동의장, 서정갑 국민행동본부 본부장, 정광택 국민행동본부 상임대표 등 보수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