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압도적인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는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고민은.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9일 경선 참여를 밝힌 뒤 오 후보의 지지율은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오 후보는 당내 경쟁자인 맹형규 홍준표 후보는 물론 여당의 유력한 후보인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과의 격차도 점차 벌리고 있다. 일주일이 지나면 지지율도 하락세를 나타낼 것이라던 타 후보측 전망도, TV토론으로 국민들 앞에 자질검증이 이뤄질 경우 거품은 빠질 것이라던 관측도 빗나갔다. 오히려 여론은 오 후보에게 점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오 후보 측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여론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당 경선. 특히 당 경선에서 20%를 차지하는 대의원들의 표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출마 전 부터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고 예상못한 일은 아니라고 하지만 경선 일정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

    오 후보 측도 "승패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당선되고 싶은 게 인지상정 아니겠느냐"고 말한다. 그러나 대의원 표를 얻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고민이다. 여론조사(20%)와 일반국민(30%), 당원(30% 일반당원+책임당원) 부분은 타 후보에 비해 월등히 높은 지지율로 커버가 가능하지만 경선 승패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대의원의 반응은 녹록치 않다는 것.

    오 후보는 하루에 서울의 13~15개 지역 당원협의회장을 만나고 있다. 이들이 대의원들의 투표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 17일 월요일만 해도 13곳 당원협의회장을 만났다. 18일에도 마찬가지. 일단 경선 전까지 48개 지역 당원협의회장을 다 만나지도 못할 것이라는 우려는 씻었다. 오 후보 측은 "서울지역을 한바퀴는 돌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그러나 이들의 지지를 끌어내기는 매우 힘들다고 한다. 오 후보 측 한 관계자는 "여론조사가 높다고 해서 대의원들의 표심이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이들은 후보가 당에 얼마나 기여 했는지를 평가하고 있고 그동안 타 후보와 상대적으로 많이 접촉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들의 표를 움직이는 일이 쉽지 않다"며 "높은 여론조사 지지도에 이들의 표가 흔들리기를 희망할 뿐"이라고 털어놓았다.

    일반당원의 경우 분위기와 대세에 흔들릴 수 있지만 한나라당의 틀을 이루는 대의원 조직을 흔드는 일은 만만치 않다. 또 오 후보가 공동대표로 있던 미래연대(미래를 위한 청년연대) 조직도 공략하기 쉽지 않다고 한다. 이미 기존의 후보를 돕고 있거나 특정 대선 후보와의 친분관계로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정작 지원을 할 수 있는 그룹은 현역으로는 원희룡 의원 정도. 그리고 공개지지를 선언한 박계동 의원이 오 후보의 확실한 지원군으로 꼽힌다.

    선거사무소에는 20명 정도가 오 후보를 돕고 있다. 의원 시절 보좌진과 오 후보가 대표변호사로 있는 법무법인 지성에서 법률지원을 맡았다. 또 원희룡 박형준 박계동 의원 측에서 지원을 해주고 있다. 오 후보 측은 "여론조사에서는 월등히 앞서가지만 사무실엔 찾아오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말한다. '강금실을 확실히 잡을 수 있는 유일한 카드'란 명분이 보름 안에 한나라당의 조직을 얼마만큼 와해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