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이 공천비리에 대한 열린우리당의 파상 공세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훗날’을 기약하고 있다. 공천권을 시·도당공천심사위원장에 위임하며 ‘공천혁명’이라고 자부하고 있는 만큼 언젠가는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14일 당내에서 발생한 공천비리에 대해 대국민사과를 하는 것과 동시에 열린당의 공세에도 적극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계진 대변인은 이날 국회브리핑을 통해 “공천과 관련한 잡음이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스스로 '3김 방식' 공천을 하면서 야당의 공천혁명 과정에서 생긴 잡음을 즐기고 행복해하는 집권 열린당을 국민은 준엄하게 심판할 것”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대변인은 “명색이 집권당이라는 당에 지방선거에 나갈 후보가 없어서 ‘당신들이 후보 희망자 없는 서러움을 아느냐’고 하소연할 정도였으니 이해는 된다”며 “그러나 설거지를 하지 않은 사람은 접시를 깰 기회조차 없다”고 비아냥댔다. 그는 “공천경쟁도 없는 당에 공천 잡음이 있을 리가 없다. 있는데도 숨기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은 5선 원내대표를 지낸 김덕룡 의원과 수도권 서울시당 위원장인 박성범 의원을 검찰에 수사의뢰함으로서 미칠 파장이 크다는 것을 알면서도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심정으로 결행했다”며 “관행의 썩은 정치를 바꿔야 한다는 그래서 한국 정치가 바로 설 수 있다는 의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천 잡음은 원칙대로 법대로 정면 돌파해 나가겠다”며 “몇 사람의 희생이 따르더라도 당헌당규와 법에 따라서 처리하겠다”고 공천비리에 대한 당의 단호한 처벌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공천권 이양은 국민과 정치학자들이 오랫동안 요구해온 정치개혁의 큰 과제였다. 한나라당은 어렵지만 그것을 실천하고 있는 중”이라며 “지금의 소란은 개혁의 초기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예견된 잡음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계지손(日計之損) 연계지익(年計之益)’이라고 적힌 종이를 들어 보인 뒤 “‘매일매일 계산해 보면 손해다 그러나 연말에 즉 나중에 계산해 보면 이익이다’는 말은 진리”라며 “한나라당은 힘들겠지만 갈 길은 가겠다”는 말로 브리핑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