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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대로 안 되네’
‘최연희 성추행’ 사건에 대해 ‘재연’까지 해가며 ‘남다른’ 관심을 보였던 열린우리당 정청래 의원이 본격적인 4월 임시국회가 시작된 10일 이 문제의 정치쟁점화를 다시 시도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한 채 ‘실패’했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최연희 성추행’ 사건을 다시 거론하며 ‘한나라당=성추행’을 각인시키려 했지만 ‘아군’인줄 알았던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도움을 주지 않아 머쓱해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대정부질문 시작부터 ‘지방자치단체의 부패’를 강조한 정 의원은 곧 ‘최연희 성추행’이라는 총알로 비판의 총구를 한나라당에 겨냥했다. 정 의원은 “21세기 대명천지에 성추행을 하도고 의원직을 유지하는 의원이 있다”며 “얼마 전까지 법사위원장이었고 지금도 법사위원이다”고 최연희 의원을 비난했다.
그는 “16개 성범죄 관련 법안이 최 의원 앞에 놓여 있고 그 법안에 대한 심사자격을 가지고 있다”며 “이런 통탄할 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천 장관에게 동의를 구했다. 하지만 천 장관은 “범죄 혐의가 있다면 공정하게 수사하겠다”는 답변으로 정 의원의 질문을 피해갔다.
정 의원은 최 의원에 대한 공격이 여의치 않자 곧장 총구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게 직접 겨눴다. 그는 “최연희 성추행 사건은 은폐 의혹이 있다”며 지난 2월 26일 민주노동당 정기전당대회에서 한나라당 축하사절단으로 당시 사무총장이었던 최 의원이 참석했던 사실을 거론했다. 그는 “은폐할 수 있다는 확신이 없었다면 이틀 전 성추행을 저지른 성추행범이 공당의 전당대회에 참석할 수 있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인 뒤 천 장관에게 박 대표의 성추행 은폐 의혹에 대한 수사 의지를 물었다.
그러나 ‘동지’라고 여겼던 천 장관은 정 의원의 ‘은폐 의혹’ 주장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았다. 천 장관은 “은폐 의혹이라는 말을 해석해 보면 범죄에 대한 증거 인멸 등 구체적 혐의나 단서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수사할 수 있다”며 “이번 사건은 억지로 은폐 의혹이라고 하기에는 증거 인멸의 범죄 혐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다시 한 번 머쓱해진 정 의원은 한나라당에 대한 비판 강도를 더 높였다. 그는 “박 대표는 수뇌부를 이끌고 7 대 7 미팅하듯 언론사들을 만났다. 6개 언론사를 돌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번 식사에 500만원 가량을 쓴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비용에 대해 수사할 생각이 있느냐”고 추궁했다. 하지만 돌아온 천 장관의 대답은 ‘NO!’였다. 천 장관은 “그 점도 특별히 범죄 혐의에 따른 단서로 보기 어렵다”며 “특별히 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정 의원은 마지막까지 “맥주병·주사파·마초·막말·성추행 정치는 종식돼야 한다. 세상이 바뀌었다”는 말로 한나라당을 비난했지만 돌아온 말은 “너나 잘하라”는 고성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