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기호2번 한나라 한나라 선진한국 이뤄내어 길이 보전하세~” (한나라당 애국가 개사 로고송 중 일부)
    “밀실·전략공천하면 우리는 다 죽습니다”(한나라당 공천 탈락자)

    6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 안팎에서 들린 소리다. 한나라당 서울시구청장 후보 공천 심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회의에서는 공천 탈락자들의 ‘원성’과 5·31지방선거 필승을 다짐하는 ‘경쾌한 로고송’이 한데 어우러지는 ‘어색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날 회의는 시작 전부터 공천 결과에 반발하는 공천 탈락자들이 진정서를 돌리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최고위원들 자리 앞에는 한나라당 공천 잡음과 관련된 기사와 진정서가 당 로고송 가사와 선거 홍보 매뉴얼 옆에 나란히 놓여 있었다.

    서울시 구의원 공천을 신청했지만 보류돼 2차 추가 공모했다는 한 후보자는 “경쟁대상자도 없는데 보류시킨 이유를 알고 싶다”며 지역운영위원장이 특정 후보를 밀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서울시구청장 후보 공천을 신청했다 탈락된 한 후보자는 박 대표에게 보낸 재심사 요청서를 통해 “입당 사실조차 숨기고 공천신청 사실조차 숨겨왔던 사람을 공천하기로 한 것은 밀실공천 아니냐”며 “어떤 기준으로 심사했기에 열린당 탈당자가 입당하자마자 한나라당의 공천을 받을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처럼 어수선한 분위기를 의식한 듯 박근혜 대표는 바로 회의를 비공개로 돌리려 했지만 5·31지방선거 당 로고송을 시연하겠다는 정병국 홍보기획본부장의 요청에 따라 ‘공개 시연회’를 가졌다. ‘밀실공천’이라는 공천 탈락자들의 ‘원성’과 경쾌한 당 로고송의 ‘하모니’가 이뤄진 것이다.

    당 홍보기획본부가 정한 로고송은 ‘독립군가’ ‘가는거야’ ‘애국가’를 개사한 메인 3곡과 대중가요 ‘짠짜라’(장윤정) ‘무조건’(박상철) 등 총 5곡을 선정했다.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꼭짓점 댄스'를 선점한 열린우리당에 로고송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정 본부장은 “히든곡이 두개 있지만 오늘 발표하지 않겠다”며 “선정과정은 전문가들과 당내 젊은 세대, 방송전문가 등 20여명이 모여 다수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한나라당의 행사에는 일반적인 애국가가 아닌 어린아이 혼자 독창하는 애국가를 사용해 국민에게 희망과 미래를 보여주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은 7일 천안에서 열리는 한나라-자민련 통합전진대회에 이날 선정된 로고송을 사용할 예정이다. 10여 분간의 로고송 시연이 끝나자 박 대표는 곧 바로 “10시 의원총회도 있으니 회의를 빨리 회의를 해야 한다”며 서둘러 비공개 회의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