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계천 복원으로 쾌속질주하던 이명박 서울특별시장의 표정이 점차 어두워지고 있다.

    '남산 테니스' '부인의 관용차 이용' 등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문제들이 논란을 일으키며 여권의 총공세와 여론의 질타를 받으며 고공행진하던 지지율 마저 하락하고 있기 때문.

    더구나 현재 자신의 후임으로 출사표를 던진 한나라당의 서울시장 경선 예비후보들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의 강금실 전 법무장관에게 큰 차이로 뒤지고 있는 점도 이 시장을 점차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먼저 가장 뼈아픈 것은 1위를 달리던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고건 전 국무총리와 박근혜 대표에게 밀리며 3위로 추락했다는 것. 무엇보다 최근 조사되고 있는 모든 여론조사에서 이 같은 현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이 시장 측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MBC가 여론조사기관인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2일 발표한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이 시장은 고 전 총리와 박 대표에게 밀리며 3위로 추락했다. 1위는 고 전 총리(23.8%)가 차지했고 이 시장(19.5%)은 박 대표(20.3%)에게도 밀렸다.

    CBS가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3일 발표한 조사에서도 이 시장은 3위로 처졌다. CBS조사에서도 1위는 고 전 총리(27.3%)가 차지했고 박 대표(25.6%)가 소폭상승하면서 2위를 차지했다. 이 시장(24.5%)은 같은 기관의 지난 주 조사에 비해 1.9%포인트 하락했다.

    SBS가 1일 발표한 조사에선 이 시장이 2위를 기록했다. SBS가 여론조사 기관인 TNS에 의뢰해 1일 발표한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이 시장은 21.1%의 지지율을 얻으며 2위를 내려앉았으며 1위는 23.7%의 지지율을 얻은 고 전 총리가 차지했고 박 대표(19.3%)는 3위를 기록했다.

    또 이 시장의 임기가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지지율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점도 이 시장에겐 좋지 않은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여론조사가 조사기관 마다 다르고 조사시점에 따라 편차가 있을 수 있지만 청계천 복원 등 시정업무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때 이 시장의 지지율이 상승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임기가 끝난 이후 상대적으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일이 줄어들 경우 지지율을 반등시킬 수 있는 기회를 잡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포스트 이명박'도 강금실에 뒤지고 외부영입 마저 차단되며 불안 

    지지율 하락과 함께 이 시장을 불안케 하는 것은 차기 서울시장. 현재 출사표를 던진 한나라당의 예비후보들의 경쟁력이 열린우리당의 후보로 나설 강 전 장관에 뒤지고 있다는 것. 차기 서울시장을 여권에게 빼앗을 경우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사람은 박 대표 보다 이 시장 측에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차기 서울시장에 대한 이 시장의 고민은 누구보다 크다. 

    맹형규 홍준표 박진 등 예비후보들이 투표의향층에선 앞서고 있다는 논리로 자신들의 경쟁력을 피력하고 있지만 최근 조사된 여론조사에선 투표의향층 조사에서도 강 전 장관에게 밀리는 수치가 나오고 있다.

    후보 개인지지율에선 20%포인트 이상 차이를 나타내고 있고 가상대결에서도 10%포인트 이상 차이로 뒤지고 있다. 때문에 한나라당 내에서도 최근 외부영입 필요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지만 후보들의 강한 반발과 지도부의 원론적인 입장으로 성사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이 현실.

    맹 전 의원은 3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외부인사 영입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거론되고 있는 분들도 생각만큼은 아니다"며 외부영입에 대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박 대표 측 관계자도 "외부영입은 사실상 물건너갔다"며 "지금와서 다시 외부영입론을 꺼내는 것은 현재 거론되고 있는 후보들의 명예와 당 자존심만 깎아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도 지난 29일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당 혁신안에는 분명히 전략공천을 할 수 있다는 부분이 있다"며 원칙적인 발언만을 던졌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당에서 뛰고 있는 후보들은 다 능력과 비전을 가진 손색없는 후보라고 생각하고 전략공천을 하게 되더라도 경선이 원칙이기 때문에 거기에 맞는 절차를 밟아야 할 것"고 덧붙였다.

    당 지도부의 의사가 분명해야 영입이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이 같은 박 대표의 원칙적인 발언은 외부영입 가능성을 힘들게 만드는 요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때문에 이 시장 측에선 박 대표 측의 미온적인 태도에 적잖은 불만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당 일각에선 박 대표가 서울시장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고 이 시장 측에서 몇몇 인사를 박 대표 측에게 추천했지만 박 대표 측이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아 영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후문도 나오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이 시장이 초조해 지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