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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뮤지컬 요덕스토리가 오후 2시 공연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요덕스토리만큼 어려움을 겪으며 올린 공연이 또 있을까. 그러나 요덕스토리는 어려움을 뒤로하고 공연시작 보름만에 2만 관객몰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정선산 감독에게는 '고진감래(苦盡甘來)'라는 말이 남다르게 느껴질 하루였을 것이다. 이날 1000석 규모의 서울 양재동교육문화회관 대강당은 관객들로 가득 찼다. 투자자가 자금을 회수하고 대관이 취소되는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꼭 이 작품을 무대에 올리겠다던 정 감독의 의지가 결국 빛을 발한 셈이 됐다. 요덕스토리는 불과 보름여만에 미국과 유럽 순회공연이 결정되고 영화화가 추진되는 등 눈부신 성장을 했다. 기적이라고 밖에 말 할 수 없다.
마지막 공연을 마친 후 배우들과 함께 무대에 오른 정 감독은 목이 메이는 듯 울먹이는 목소리로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여러분이 보신 내용은 차로 몇시간만 가면 만날 수 있는 현실”이라며 “더이상 북한의 인권 유린을 방치할 수 없다. 요덕스토리가 북한 동포를 구하는 빛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정 감독은 감사의 말을 마친후 그동안 요덕스토리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북한민주화운동본부 박상학 사무국장, 자유북한방송 김성민 대표, 박근혜 팬클럽 '무궁화지킴이' 구정회 고문 등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객석의 관객들도 공연은 끝났지만 감동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자리에 앉아 이 모습을 모두 지켜봤다. 특히 주인공 강련화 역을 맡은 최윤정씨는 줄곧 눈시울을 붉혀 눈길을 끌었다. 정 감독과 함께 수개월동안 동고동락하면서 누구보다도 가슴아파했을 그였을 것이다.한나라당 나경원 의원도 이날 마지막 공연을 관람했다. 나 의원은 기자와 만나 “아들이 아버지를 비판하며 채찍으로 내려치는 장면이 가장 가슴 아팠다”며 “이제는 북한 인권에 대해 목소리를 낼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요덕스토리 같은 문화컨텐츠로 북한 인권의 실상을 알리는 작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요덕스토리에 제작비를 지원한 한 익명의 독지가는 기자와 만나 “언론 보도를 보고 표를 좀 팔아주어야겠다는 생각에 정 감독을 만났다. 그러나 그것 가지고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제작비를 지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끝내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
지난달 15일 첫 공연 때부터 공연장에 임시사무실을 차리고 자원봉사를 해온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팬카페 ‘무궁화지킴이(cafe.daum.net/parkgeunhyecafe)’ 최덕순 대표는 “행복하다”는 말로 짧게 소감을 밝혔다.
이날 정 감독은 기자와 만나 “정말 요덕스토리를 통해 ‘감사함’이 뭔지를 배웠다”며 “먼저 그 나라와 의를 구하라던 하나님의 말씀을 깊이 새기겠다”고 말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이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 “‘무관심’이 가장 힘들었다”며 “앞으로 요덕스토리를 북한실상을 알리는 문화 컨텐츠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요덕스토리는 오는 18일과 19일 경기도 성남아트센터에서 앵콜 공연을 한다. 5~6월에는 포항과 순천·대전에서 순회공연을 할 예정이다. 7월에는 미국과 유럽 공연이 준비되어 있다. 정 감독의 행보는 당분간 '쉼'이 없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