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 각당 부대변인들의 입이 위험 수준에 다다랐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3.1절 골프' 파문을 시작으로 험악한 공방을 벌이기 시작하더니, 지방선거가 가까와지자 상호비난을 넘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표현까지 서슴치않고 있어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상대당을 '깍두기 정당'이라고 비하하는 가하면, 현 정권을 싸잡아 '등신'이라고 부르기에 이르렀다.

    한나라당 이정현 부대변인은 31일 일본 교과서 문제와 관련해 현 정부의 외교를 '등신외교'로 규정했다. 이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현정부는 정말 외교등신 정권"이라며 "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일본에 대해 아무런 사전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가, 매번 당하고 나서 흥분하는 뒷북치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열린우리당 서영교 부대변인은 즉각 "한나라당은 늘 대통령의 외교활동 등 뒤에서 총질을 해왔다"며 "일제육군사관학교 장교의 딸이 대표로 있는 당이 '등신외교'운운한 것은 '현대판 친일'"이라고 쏘아 부쳤다.

    정책대결은 사라진 채, 국회 기자실에서 벌이는 각당 부대변인들의 선거운동이라는 것이 연일 상대 후보에 대한 특혜시비만 벌이고, 불확실한 근거에도 흠집내기에만 골몰하는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일부 부대변인들은 자질을 의심케할 정도의 논평을 내놓기도 한다. 국민이 뽑은 선량에 상대당이라는 이유하나만으로 무례한 언사를 거침없이 내뱉기도 하고, 욕설 수준의 비난을 제외하고는 무슨 내용인지 알아보기 힘들 수준의 논평을 내놓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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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당 '허풍공약 정동영 쇼 그만둬라'


    또 최근 열린당의 한 대변인은 이명박 서울시장을 비난하며 "아, 정말 옆에 있으면 한 대 딱 때려주고 싶을 만큼 얄미운 '오만병자'"라고 발언했다. 이 대변인은 허남식 부산시장이 이 전 총리의 골프파문이 발생한 같은 골프장에서 공짜골프를 쳤다는 한 매체의 보도를 들고 나와 "칼만 안 들었지 날강도"라고 소리높이며, 상대의 약점을 발견해 기분이 좋은지 '찾아가는 서비스'라면서 해당 기사를 복사해 직접 돌리기까지 했다.

    또 다른 부대변인은 한나라당을 '제 1여당'이라고 부르며, '여야구분조차 못하는' 공식논평을 내놓았다. 이 부대변인은 이 시장의 테니스 파문과 관련한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한나라당의 한 부대변인도  '줄입당 정치쇼' '헛발질' '말장난' 등의 표현을 써가며 정동영 의장 때리기에 열심이다.

    황제시리즈 공방도 가관이다. 이해찬 전 총리의 '황제골프', 이명박 시장의 '황제테니스'에 이어 최근에는 허남식 시장 부인 파문에 '황후부인모시기'까지 나왔다. '황후'도 아니고 '황후부인'이라니 무슨 뜻인지 오버도 한참 오버다.

    최근 여당의 한 대변인은 야당의 공천잡음을 두고 '저질엽기시리즈'라고 비난했다. 마치 막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여야 부대변인 자신들을 향해 뱉은 말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