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김재록 관계 냄새난다"

 '열린우리당의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인 강금실 전 법무장관과 금융 브로커 김재록씨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검찰의 '김재록 게이트'사건 수사가 정·재계를 긴장시키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이 김씨와 강 전 장관이 지난 2002년 강 전 장관이 법무부장관 취임 이전 여러차례 식사를 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강 전 장관이 변호사 시절 김씨의 기업 인수합병 과정에 일정부분 개입했을 것이란 의혹을 제기했다.

한나라당의 '김재록게이트 진상조사단'(단장 이한구)은 31일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아 "강 전 장관을 포함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사단이 함께 만나는 자리에 김씨가 참석한 경우가 많았다"며 "강 전 장관과 김씨가 이 전 부총리의 소개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조사단은 "김씨는 이 전 부총리, 오호수 인베스투스 글로벌 회장 등과 함께 강 전 장관이 대표를 맡았던 법무법인 지평의 금융계 및 증권계 일을 수임토록 지원했다"며 "김씨가 금융계의 로비를 하려면 로펌이 필요했고 때문에 강 전 장관이 대표로 있던 법무법인 지평을 많이 도왔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단원인 이종구 의원은 "김씨가 기업 인수합병과 컨설팅 일을 하는 가운데 지평을 이런저런 채널로 많이 도운 것 같고 지평이 금융관계 수임을 많이 따내며 급성장한 배경을 볼 때 김씨와 강 전 장관이 긴밀한 관계가 있지 않나 생각된다"며 강 전 장관과 김씨가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었을 것이란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또 모 일간지의 보도를 인용해 "강 전 장관은 김씨의 상가에 조문도 했다"고 주장한 뒤 "강 전 장관이 김씨를 만나기 위해 여의도 인베스투스 글로벌 사무실을 찾았다는 정황도 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이밖에도 천정배 법무부 장관,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김진표 교육부총리, 전윤철 감사원장, 열린당 강봉균 정책위의장, 여당 중진인 J, L, K 의원과 노무현 대통령의 386 참모모임인 '제3의 힘'소속  안희정씨, 천호선 청와대비서관, 김만수 대변인 등도 김씨와 친분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금실 열린당 서울시장 후보내정자와 천 장관, 강봉균 의장, 김 부총리, 여권의 L, J, K 의원 등은 자신들이 그동안 김재록과 어떠한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왔는지 즉각 국민 앞에 고백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사단은 이 같은 의혹을 제기하면서도 강 전 장관을 비롯한 여권의 인사들이 김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는지 여부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때문에 한나라당은 이날 배포한 자료에 대해 "이 자료는 김씨와 친한 사람들을 알아보는 차원에서 만든 1차 로드맵"이라며 "부적절한 관계가 있다고 해석할 일은 아니다"고 말한 뒤 "냄새는 나지만 확실하진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이 여당의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인 강 전 장관에 대해 아무런 증거나 사실도 없이 의혹을 제기해 명예훼손을 했다는 것.

서영교 부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한나라당이 근거없는 의혹제기로 정치공세에 나서고 있다"며 "아무런 실체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단지 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으로 실명을 거론하며 정치공세에 나서는 것은 해당정치인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이는 허위사실 유포로 선거에 영향을 주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서 부대변인은 이어 "아무 내용도 없이 지방선거 후보 예정자와 정치인 경제인 등의 이름을 함부로 거명하는 일은 절대 있어선 안된다"며 "근거없는 의혹제기에 대해 법적대응을 포함해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