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일보 27일자 사설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국회 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국정홍보처를 제외하고도 현 정부 부처들의 홍보예산이 해마다 전년 대비 30% 이상씩 증가했다. 2004년에 155억 원이던 것이 2005년에는 206억 원으로, 2006년엔 278억 원으로 2년 사이에 80% 늘었다. 그러나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홍보비 증액과 반비례하듯 떨어져 온 것이 숨길 수 없는 현실이다.

    그 단적인 실례(實例)가 8·31 부동산 대책이다. 정부는 시장의 흐름과 따로 움직이는 부동산 대책을 세워 놓고 TV와 라디오 광고비 등으로 43억7000만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하지만 서울 강남을 비롯해 아파트 값은 최근 다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주 “8·31대책 우습게보지 말라”고 했지만 엄포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결국 효과도 없는 홍보에 국민 혈세만 날린 셈이다. 각 부처의 홍보담당 공무원 역시 2004년 348명에서 2005년 425명, 2006년 459명으로 2년 만에 111명 이나 늘었다.

    기획예산처는 지난해 각 부처에 “정책품질의 향상을 위해 여론수렴과 정책홍보 평가기능을 강화하고 여기에 드는 비용을 예산에 반영하라”고 이례적인 지침을 내린바 있다. 그 결과 정부 각 기관이 경쟁적으로 제시한 홍보예산 총액이 1306억 원으로, 전체 예산증가율 8.3%의 두 배를 웃도는 17.6%나 됐다.

    현 정권은 잘못된 정책에 대한 국민의 반발이나 그에 따른 민심 이반을 ‘일은 열심히 했는데 홍보가 잘못돼서’ 또는 ‘좋지 않은 언론환경 탓’이라고 줄곧 주장해 왔다. 노 대통령은 “정부더러 홍보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일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고도 했다. 홍보 예산과 담당 공무원을 늘릴 수밖에 없는 것도 그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에 빠진 아마추어 정부’가 홍보로 눈가림을 한다고 국민이 곧이곧대로 믿을 리는 없다. 홍보를 열심히 했어도 노 정부 3년은 낙제점을 받지 않았던가. ‘똑똑하고 일 잘하는 정부’는 홍보에 매달릴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