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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편제 소리꾼' 김명곤’과 '왕의 남자' 이준기가 23일 상반된 위치에서 정계에 공식 '데뷔'하는 자리를 가져 눈길을 끌고 있다.
1990년대 한국 영화의 중흥을 주도했던 영화 ‘서편제’의 소리꾼 김명곤씨와 한국영화사상 최고 흥행기록을 낳은 ‘왕의 남자’ 공길역의 이준기씨는 이날 비록 ‘무대’는 다르지만 스크린쿼터 문제를 놓고 각각 정부와 영화계 입장에 서서 공격과 방어를 주고받게 됐다.
노무현 정부들어 두 번째 문화예술인 출신 문화관관부 장관에 내정된 김씨는 이날 국회 국무위원 대상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스크린쿼터 축소에 대한 정부측 입장을 대변하게 된다.
김씨는 인사청문회에서 앞서 국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정부 전체가 합의한 정책 결정에 대해 내정자로서 이견을 제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결정은 대외 통상환경의 변화와 한·미FTA(자유무역협정) 협상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김씨는 또 “스크린쿼터 축소가 단기적으로 한국 영화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투자위축 및 영화제작 축소우려가 있다”며 “한국영화의 기초를 튼튼히 하는 독립·예술영화의 제작·배급·상영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영화배우 이준기씨는 이날 노무현 대통령의국민과의 인터넷 대화에 영화계를 대표하는 특별패널로 참여해 스크린쿼터 축소의 문제점을 집중 부각시킬 예정이다. 스크린쿼터 축소 문제를 놓고 영화계 선배 김씨가 정부를 대신한 방어자라면 이씨는 문제점을 지적하는 공격자 입장에 서게 된 것이다.
지난 2월 12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스크린쿼터 축소에 항의하는 영화인 릴레이 1인 시위에 참여하기도 한 이씨는 “아직 신인배우이기에 영화계를 대표해 나선다는 것이 부담스럽지만 한국영화 발전을 위해서라면 할 말은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이번 인터넷 대화를 통해 노 대통령에게 스크린쿼터 축소의 부당성을 강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시 태어나도 광대가 되겠다”는 김씨와 이씨가 영화계 선후배 사이를 넘어 스크린쿼터 축소 문제를 놓고 한판 ‘격돌’을 벌이는 묘한 하루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