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껏 원정시위라고 갔는데 외국어를 할 줄 알아야지…'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된 제3회 북한인권국제대회에 맞춰 현지에서 반미시위를 벌이고 있는 원정시위대 '평화원정대'가 언어장벽으로 인해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북한전문 인터넷신문 데일리NK가 보도했다.

    데일리NK는 22일 오전 9시(이하 현지시간) 개막된 북한인권대회와 EU 탈북자 청문회 소식을 전하며, 원정대의 시위를 참관한 대회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원정대가 추운 날씨에 고생을 하고 있지만, 언어 장벽에 막혀 브뤼셀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어 "대회에 하루 앞서 현지에 도착한 '평화원정대'라는 이름의 '반인권 시위대'는 21일 '반미 문화제'를 개최하고, 22일에는 브뤼셀 라보스 지하철역 선전전에 이어 미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인다"고 알렸다.

    벨기에로 떠나기 직전 원정시위대는 자신들의 출국을 저지하기위해 기자회견을 벌이던 보수단체 회원들과 인천공항에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원정시위대는 이른바 '미국식 인권 패권정책'을 저지한다는 명목으로 현지 시위대를 구성했으며, 통일연대와 한총련 소속 80여 명과 범민련 해외본부 회원 등 100여명으로 구성됐다.

    같은 날 이들의 시위현장을 전한 친북 성향의 인터넷매체인 민중의소리는 시위를 지지하는 한 NGO활동가의 말을 빌어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을텐데도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미국이) 막대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전쟁을 벌이면서 민주주의를 확립하겠다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멀리 이국땅에서 온 손님들이 서툰 영어를 구사해 가며 설명을 하는 모습에 마음이 통한 듯하다"고 덧붙였다.

    미국 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와 벨기에의 국경없는 인권회 등 미국과 유럽의 인권단체들이 공동 주최한 이 대회는 22일 EU 및 유럽 인권단체 등과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전략에 대한 국제회의를 갖고, 23일에는 EU 브뤼셀 의사당에서 열리는 북한인권청문회도 열린다. 청문회에서 탈북자들은 중국에서의 인신매매 경험 등 인권상황에 대해 유럽에서 최초로 증언한다.

    지난 서울대회에 이어 한국 정부가 불참한 가운데 열린 이번 대회에는 바른사회를위한시민회의 유세희 공동대표, 북한민주화네트워크 한기홍 대표, 자유주의연대 신지호 대표, 북한민주화운동본부 강철환 공동대표 등 12명이 한국 참가단으로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