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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이 네티즌들로부터 비난를 사고 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orld Baseball Classic)에서 연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에 대한 정부의 병역특례 방침에 반대입장을 밝힌 것이 화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임 의원은 17일 당정협의회에서 '형평성 문제'를 거론하며 "국민들이 원한다고 해서 아무런 비판없이 병역특례를 허용한다면 앞으로도 뭔가 생기면 다 특례를 줘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누가 군대를 가냐, 결국 힘없고 돈없는 약한 사람들만이 군대를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병역특례 대신에 노고를 치하하는 다른 방법으로 국민성금을 주는 방안을 제안했다.
임 의원은 지난해 소위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의 '대체복무'를 주장한 바 있다. 국회에는 임 의원이 발의한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하고 대체복무제를 도입한다는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이 상정돼있다.
임 의원의 이같은 주장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즉각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만 수천개의 관련 댓글이 올라오고 있어 WBC에 출전중인 한국 대표팀에 대한 네티즌들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현재 네티즌들은 임 의원의 주장에 대해 '국민여론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비난하는 쪽과 '국민의 의무인 병역의무를 너무 쉽게 결정했다'며 임 의원을 지지하는 쪽으로 나뉘어 거센 공방을 벌이고 있다.
네티즌 "국민여론 무시…국위선양한 선수들 병역특례는 당연"
"대회 중인데 너무 성급한 결정…신중히 검토해야" 맞서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임 의원을 향해 강한 비난과 야유를 보내고 있다. 네티즌 'ketcher21'는 "당신의 말 한마디가 신성한 군대를 '힘없고 돈없는 사람이 가는 곳'으로 몰고 가는 꼴"이라고 지적하며 "대표선수들은 국위선양을 하고 있는데, 당신은 조국과 국민을 위해 무엇을 했느냐"고 따져물었다. 그는 임 의원의 발언을 "야구 분위기에 편승해 이름 석자 알리려는 것"이라며 병역특례는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60개월 동안의 군복무를 마쳤다는 'kyng660'인 네티즌은 "나도 돈없고 힘도 없어 군에 갔다온 지 모르겠지만, 국위선양한 선수들에게 는 병역특례를 주는게 좋겠다"며 "이런 논란을 벌이는 대신 미꾸라지처럼 병역을 기피한 자들을 찾아내서 복무시키는 것이 우리나라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또 임 의원의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 주장과 이번 발언을 비교한 네티즌도 많았다. 네티즌 'himsys'는 "대체복무 찬성이 더 이해가 안된다"며 "대한민국 국민의 4대 의무라는 의미가 개인이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또 'herokee10'은 "임 의원 말대로 진정 형평성을 지키려면 대체근무도 없애야 한다고 본다"며 "병역특례를 줄이고 대체 근무를 확대시키자는 의견 자체가 병역 형평성에 어긋나는 모순된 발언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lapland21'는 "병역거부자 인권이나 존중하려 말고 국위선양자에게 혜택을 줘라"고 주장했다.
네티즌들은 특히 임 의원의 '병역특례보다 국민성금이 낫다'는 주장에 크게 반발했다. 아이디가 'rlawjdxo0022'인 네티즌은 "국민성금으로 하자는 말은 세금을 더거둬야 한다는 소리아니냐"며 "임 의원은 그냥 어려운 시기에 국민의 마음을 한곳으로 모아준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하고 빠져있어라"고 맞받았다. 또 'khd1395'는 "야구선수가 불우이웃이냐"고 따졌다.
반면 병역특례 문제를 정치권에서 가볍게 다루는 게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었다. 'saetbyeol79'는 "아직 대회도 끝나지 않았는데 성급하게 결정한 것은 문제"라며 "병역 문제에 대해서는 좀더 신중하게 검토해야한다"고 말했다. 또 'soulpenis' "병역특례가 국방부장관과 여당 원내대표가 차 한잔 마시면서 가볍게 논할 사안이냐"며 "법 집행자의 기분에 따라 쉽게 결정한다면 병역특례법도 악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의 병역특례 방침으로 혜택이 돌아갈 WBC 대표선수는 최희섭(LA 다저스) 배영수(삼성) 등 11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