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해해주고 다 양보해 줘야한다”(정진석 추기경)
“혼자서는 안 된다. 여러사람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27일 취임인사차 정진석 새 추기경과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 등 종교계 지도자를 방문한 자리에서 '쓴소리‘를 들었다.
정 추기경은 이날 오전 서울 명동성당을 찾은 정 의장에게 “상대방을 존중해 주고 상대방 입장에서 이해해주고 다 양보해 줘야 한다”면서 “우선 당내에서부터 의견이 많을 것이다. 당내 의견을 모으듯이 국민 전체의 의견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 추기경은 “얼마 전에 평균적인 한국인 얼굴이 나왔다. 이것은 비슷한 많은 사람을 하나의 상상으로 만들어낸 모습이다. 우리의 평균적인 의견도 조합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다수의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의견, 그것을 도출하는 것이 의장이 하는 역할”이라고 했다.
정 추기경은 또 “모두가 국가발전, 민족복지 증진을 생각한다. 그것은 공통이다. 기본은 같다. 그러나 차이는 이차적, 삼차적인 것의 방법론의 차이”라면서 “일차적인 것, 근본적인 것이 합의가 되었으면 합의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야 하는데 지엽적인 것의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깨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도 했다.
정 추기경은 그간 정부와 여당이 국회에서 강행처리한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해 왔던 바, 이번 정 추기경의 발언은 집권여당으로서 반대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넓은 아량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정 의장은 “우리가 정책은 치열하게 경쟁하고 그러나 정쟁, 싸움판 정치는 끝내자라는 제안을 하고 있다. 앞으로 그런 방향으로 추기경 말씀대로 이끌겠다. 당내에서 화합도 잘하고 야당과 화합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조계사를 방문한 정 의장은 지관 스님으로부터도 ‘쓴소리’를 들었다. 지관 스님은 “‘길가에 집을 못 짓는다’는 말이 있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이야기를 해서 뭐든 시비가 많다는 이야기”라면서 “옳은 것이 있고 그른 것이 있는데 신념과 계획을 가지고 나아가야 한다, 하심도, 성의도, 노력도, 머리도 필요하다”고 했다.
지관 스님은 “그래서 혼자서는 안 된다. 여러 사람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 회의를 하는 것도 그 이유이다. 여러 뜻을 모아 걸러서 결정하면 그 조차도 완벽할 수는 없지만 여러 사람의 뜻이 모인 것이라야 완벽에 가까울 수 있다”고 했다.
이에 앞서 정 의장은 지관 스님에서 “열린당이 집권여당인데 국민을 안심시키고 편안하게 하지 못해서 사랑받지 못했다. 전당대회를 통해 당의 면모를 일신해서 그동안 일을 반성, 사과, 사죄하고 분발하여 국민속으로 현장 속으로 들어가서 여당이 가진 책임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잘 될 수 있도록 좋은 말씀 해 달라”고 했다.
정 의장은 또 ‘땅에서 넘어진다. 땅을 짚고 일어서라’는 보조국사의 말을 인용하면서 “나에게 대단히 와 닿았다. 이 말씀을 들으면서 ‘민심 앞에 넘어진 자, 민심을 통해 일어서라’고 생각했다”고도 했다.
이날 종교지도자 면담에는 김두관 김혁규 조배숙 최고위원과 윤원호 이용희 강창일 의원 등이 동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