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대선당선이 당노선이냐"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의 열린우리당 서울특별시장 후보 영입 문제와 관련, 당내 반발이 심화되고 있다. 당내 불만 세력들은 경선 절차의 불공정성과 인기도 위주의 후보 영입에 대한 편파성을 지적하면서 극단적인 움직임에도 나설 태세여서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시장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계안 의원의 선대본부장 이목희 의원은 26일 민주적 절차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현재의 인기도만으로 강 전 장관의 영입에 목을 매고 있는 당 지도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당은 강 전 장관 영입에만 매달리면서 당내 후보 등록에 관한 당 차원의 어떤 구체적인 일정이나 계획도 수립하지 않고 있다”면서 “현재 당 지도부의 행태는 지극히 실망스럽고 납득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열린당 소속인 것이 요즘같이 부끄러운 적이 없다. 우리 당이 과연 민주 정당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당 지도부를 향한 노골적인 불만도 털어놨다. 이 의원은 당 지도부에 대해 “후보는 당원의 의사를 포함해 공식 절차를 거쳐 결정돼야 한다”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지방선거에 대한 후보 등록의 구체적 일정과 경선 일정을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또 “지금처럼 서울시장 후보를 인기조사로 선택한다면 2007년 대선 후보도 여론조사상 지지도가 가장 높은 고건 전 국무총리를 영입해 옹립할 것이냐”면서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당 지도부의 공공연한 불공정성과 편파적 행태가 지속된다면 중대 결심을 할 것”이라면서 당 지도부를 압박했다.

또 다른 서울시장 경선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민병두 의원도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현재 그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하는 것이 있지만 말하기가 그렇다. 강하게 말하면 당내에서 이런 저런 얘기가 나올 것 아니겠느냐”고 말을 아끼면서도 불편한 심기를 내보였다. “현재 상황자체가 복잡하다. (서울시장 후보 당내 경선에 관한) 장이 안서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도 말했다.

민 의원은 또 자신의 서울시장 경선 출마 최종 확정 여부에 대해서는 “어쨌든 강 전 장관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에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민 의원은  ‘친 정동영계’로 분류되고 있으며, 정동영 의장은 현재 지방선거 필승을 위해 강 전 장관 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지방선거 전략 전반을 총 지휘하게 될 당 전략기획위원장인 이광재 의원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 시사프로에 출연, “지방선거는 다른 선거와 달리 정치선거라기보다는 자체단체장의 인물선거 중심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강 전 장관의 영입에 긍정적의 의지를 내비쳤다.

이 의원은 “어쨌든 선거는 유불리 보다는 강 전 장관 같은 사람들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실현돼서 나라가 잘 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분들이 함께 하면 좀더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했던 가치가 진전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강 전 장관은 우리 당이 지향하는 가치, 그 다음에 현재 국민들이 원하는 것과 일치하는 지점에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당 안팎에서는 “민주적 원칙과 절차의 중요성을 강조하던 ‘창당초심’은 어디 갔느냐”면서 “요즘은 ‘정 의장이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길만이 곧 당의 노선’으로 돼 버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