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세일 전 한나라당 의원(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이 오래간만에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 전 의원은 23일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자신의 책 ‘대한민국 선진화 전략’ 출판기념회에 주인공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월 ‘수도분할’ 문제로 의원직을 사퇴한 후 서울시장출마설이 줄곧 흘러나왔던 탓인지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이혜훈, 임태희, 박재완, 박계동, 이계진 등 한나라당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또 손학규 경기도지사, 맹형규 전 한나라당 의원, MBC 엄기영 앵커 등도 눈에 뜨였다.

    그러나 이날 박 전 의원은 기자와 만나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지난 1년간 이 책을 쓰는데에만 집중했다”며 자신이 학자의 입장으로 돌아갔음을 내비쳤다.

    이날 출판기념회에서는 손학규 경기도지사, 조순 전 경제 부총리, 박관용 전 국회의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이인호 전 러시아대사, 장기표 전 한국사회민주당 대표 등이 연이어 축사를 건넸다.

    손 지사는 “박세일 교수는 온몸으로 역사와 싸우고 있다”며 “우리 사회가 공유할 이념적 등불을 찾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치하했다. 그는 “지금 외국 기업들은 한국에서 성공의 기회를 찾고 있는데 우리가 맞추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움직임에 동참하지 못한다면 역사적으로 죄를 짓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의 공동체자유주의, 선진화 전략에서 방안을 찾고 실천해 나가자”고 말했다.

    박관용 전 의장은 “이념 갈등이 계속 지속된다면 어느 순간에는 피를 흘리는 사태가 올 것"이라며  “이런 훌륭한 책을 발간한 박 교수가 여의도에 그대로 있었어야 했는데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는 “박 교수의 새로운 저서를 보니 우리 사회가 점차 선진화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우리는 선진화를 절대로 멈출 수 없다. 선진화를 위한 처방이 나오고 그 처방을 집행할 주체 세력이 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요즘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여러 인사들의 축사에 박 전 의원은 “지금 우리는 선진국으로 갈 것인지 중진국으로 남을 것인지 갈림길에 놓여있다”며 “이제 더 이상 과거와의 싸움은 하지 말자. 미래의 담론을 위해 화두를 바꾸자”고 화답했다. 그는 정부가 과거사 청산에 매달리는 것을 지적하며 “이제 과거 역사는 역사학자들에게 맡기고 더이상 국민을 분열시키고 대립시키지 말라”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현 정부가 우방과의 관계를 마치 도박하듯이 위험하게 처리하고 있다며 “선진화를 이뤄내지 못하면 우리는 곧 중국의 변방국가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오늘 출판기념회가 미래와 선진화 담론을 보다 적극적으로 이끌어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250여명의 축하객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