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새롭게 들어설 지도부 면면에 당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동영·김근태 두 후보의 2강 구도 속에, 나머지 최고위원 두 자리를 놓고 임종석 김두관 김혁규 후보 간 ‘박빙’의 혼전을 보이고 있으며 김부겸 후보가 막판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정동영·김근태 두 후보 가운데 한 명이 당의장이 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문제는 이들과 함께 할 최고위원의 면면이다. 멀게는 차기 대선구도와, 가깝게는 5·31 지방선거 필승 전략과도 맞물려 있는 만큼 ‘누구와 지도부를 함께 구성하느냐’가 향후 당의 운명은 물론 자신의 정치적 입지도 좌우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우선 정동영 후보는 김근태 후보를 압도적인 표차로 누르고 당의장에 선출돼서 임종석 김혁규 후보와 함께 새 지도부를 구성하는 것을 이번 전당대회의 최고의 시나리오로 꼽고 있다는 당 안팎의 귀띔이다. 차기 당내 대선경선 구도를 감안해 일찌감치 ‘정동영 대세론’을 몰아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과정에서 당내 ‘개혁·강경파’에도 맞서 실질적인 당 장악에 나서겠다는 계산이며,  이미 친 정동영계로 분류되는 김한길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된 만큼 원내·외 장악을 꾀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당장 눈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는 김근태 후보를 선대위원장으로 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지방선거 필승이라는 대의에 김근태 후보가 선대위원장직을 거절할 리가 없는 데다가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정치적 부담도 덜겠다는 계산이라는 것. 

    이와 관련, 당 핵심 의원 측근은 “지방선거 패배시 당내 책임론이 제기될 것은 분명하다”면서 “이럴 경우 근본적인 지방선거 패배의 이유로 참여정부와 노무현 대통령을 지목하는 당내 목소리도 터져 나오면서 계파간 또 한바탕 내홍을 겪을지도 모른다”고 관측했다.

    이에 반해 정동영 후보를 바짝 뒤쫓고 있는 김근태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를 향후 자신의 정치적 행보를 결정지을 정도로 중차대한 계기로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당의장으로 선출돼 김두관 후보 등 당내 ‘개혁그룹’과 함께 당을 장악하는 것을 최고의 전당대회 결과로 꼽고 있는데, 이후 지방선거에서 ‘고건-강금실’을 중심으로 한 ‘범양심세력 대연합’의 구도를 이끌어 승리한 후 이 여세를 차기 대선경선에까지 몰고 가겠다는 계산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질 경우, 즉 정동영 후보에게 큰 표 차이로 당의장을 내줄 경우 당내 ‘개혁그룹’ 진영에서의 ‘제3후보론’이 대두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나오고 있다. 2위를 하더라고 정동영 후보와의 표차를 줄여야 한다는 막중한 부담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김근태 후보로는 차기 대선주자를 뽑기 위한 당내 경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의견이 팽배해질 경우 당내 입지도 약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당내 일각에서는 일부 유력 인사들의 이름이 거론되면서 ‘제3후보론’ 움직임이 후문으로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김근태 후보가 큰 표차이로 2위를 해 주길 바란다는 목소리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아슬아슬하게 정동영 후보에게 당의장을 내줄 경우에는 당내 정동영계의 독식을 우려한 ‘반 정동영계’ 진영의 결집을 가져와 향후 대선 판도를 뒤바꿀 수 도 있다는 분석이다.

    김근태 후보 진영은 전당대회 하루 전인 17일에도 전국의 대의원 961명을 대상으로 16일 자체 실시한 전화ARS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김근태 후보(21.3%)와 정동영 후보(23.7%)간 지지율 격차가 2.4%(100%기준/오차범위 ×3.5%)로 또다시 좁혀졌다며 매우 고무된 반응을 내보였다. 반면 김근태 후보 진영의 그간의 맹공에도 일절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정동영 후보 측은 ‘이미 대세는 끝났다’는 반응을 내보이고 있다. 

    18일 치러지는 열린당 전당대회는 1만2000여명의 대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 열릴 예정이며 1인2표 방식으로 진행되며 오후 5시쯤에는 새 지도부 면면이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