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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단체들이 '삼성8천억' 삼키게해선 안돼

입력 2006-02-13 09:39 | 수정 2006-02-13 09:39
조선일보 13일자에 이상돈 중앙대 법학과 교수가 쓴 시론 '주인없는 삼성출연금 8000억'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삼성의 이건희가(家)가 부(富)를 사회에 환원한다면서 거액을 조건 없이 내놓았다. 동기가 어찌 됐든 간에 이들의 뜻은 갸륵한 것이나, 이런 출연(出捐)이 과연 우리 사회가 올바르게 나가는 데 도움을 줄지는 알 수 없다.

많은 돈을 모은 사람이 사재를 출연해서 대학을 세우고 재단을 만드는 것은 아름다운 행위이다. 록펠러가(家)는 작은 대학을 인수해서 오늘날 명문 시카고 대학을 세웠고, 카네기가(家)는 카네기-멜론 대학을 건립했다. 포드 가족이 만든 포드 재단은 미국 전역에 극장을 세우고, 공연음악단체를 후원해서 많은 미국인들에게 문화의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1960년대 ‘진보의 시대’가 닥쳐 오자 상황은 바뀌고 말았다. 창업자의 손을 떠난 재단들이 달콤해 보이는 좌파의 실험에 동참한 것이다. 이들은 빈곤 타파, 시민참여, 소수자 보호, 참여 교육 등 진보 아젠다를 내건 단체에 돈을 퍼붓기 시작했다.

돈을 받은 단체들은 당시 성행하던 신좌파 시각으로 미국 사회를 개혁하려 했다. 재단을 운영하던 사람들은 한술 더 떴다. 이들은 미국은 백인이 흑인 등 유색인종을 착취하는 구조로 돼 있으며, 자기들이 이를 바로잡을 것이라 했다. 1970년대 들어 동성애와 급진적 여성운동을 주창하는 센터가 여러 대학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것도 재단들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재단들은 진보성향 학자들의 연구를 지원해서 국가정책에 영향을 미쳤다. 카네기 재단의 후원으로 스웨덴의 경제학자 군나르 미르달이 작성한 ‘미국의 딜레마’라는 보고서가 존슨 대통령이 ‘위대한 사회’ 정책을 수립하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이런 ‘퍼주기’ 복지정책으로 인해 흑인들의 삶은 전보다 더 나빠졌다. 미국인들은 뒤늦게 진보 정책이 경제를 망치고 가난한 사람을 더 불행하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로널드 레이건과 루디 줄리아니가 대통령과 뉴욕 시장이 된 것도 이런 자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드, 카네기, 록펠러, 맥아더, 퓨, 하인스 등 돈이 마르지 않는 재단들은 좌파 운동을 계속 지원해 오고 있다. 이들의 지원이 없으면 진보단체는 문 닫을 정도다. 재단의 돈은 정치과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존 케리 상원의원의 부인인 테레사 하인스가 운영하는 하인스 재단의 돈은 1999년 말 시애틀에서 발생한 반(反)세계화 시위에도 흘러 들어갔다. 신흥 거부 조지 소로스가 운영하는 재단은 ‘무브 언’ ‘함께하는 미국인’ 같은 좌파 단체에 거액을 주어 2004년 대선 때 부시 낙선운동을 벌이게 했다.

시장경제를 주창하는 학자와 법률가에게 연구비를 꾸준히 주다가 최근에 문닫은 올린 재단 같은 경우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자본주의로 번 돈이 자유주의와 시장경제를 부정하는 활동에 쓰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다시 삼성의 경우를 보기로 하자. 이건희가(家)는 출연만 하고 운영에선 손을 떼겠다는 것 같다. 아산병원, 삼성의료원, 포항공대 같은 경우는 출연자가 손을 뗀다고 해도 문제 될 것이 없다. 하지만 덩그러니 재단을 만들어 놓고 운영은 ‘사회’에 맡긴다면 시장경제와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활동을 후원하는 미국 재단들의 전철(前轍)을 밟을 것으로 우려된다.

좌(左)편향된 시민단체들이 국정에 깊숙이 간여하면서 사실상 정치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인데, 대선을 앞둔 시점에 주인 없는 재단이 이들에게 날개를 달아 주면 어떻게 될지 걱정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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