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재 협조 부탁드립니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열린우리당 전당대회가 당초 기대와 달리 예상 밖의 ‘흥행 실패’ 조짐을 보이자, 당직자들이 연일 취재기자들을 독려하고 있다. 당초 여권 내 유력 차기 대권주자로 평가받는 정동영·김근태 두 전직 장관의 대권경쟁의 전초전 성격을 띠면서 화끈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됐었지만 현재의 분위기는 ‘정반대’라는 게 당 안팎의 대체적인 평이다.
헌정 사상 처음 실시된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등의 굵직 굵직한 이슈들이 한 몫을 하긴 했지만 전대 흥행 저조 분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참신한 쟁점·이슈 거리가 없다는 설명이다. 잇따른 재보선 참패에 따른 당 위기 의식 고조와 5·31 지방선거 ‘필패심리’가 당내 만연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방선거 필승 구도 제시는 커녕, 여전히 구태의연한 ‘줄세우기’와 ‘이전투구’식 경쟁 일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당 안팎의 지적이다.
실제 두 유력 후보인 정동영·김근태 후보간 당권경쟁도 ‘당권파 책임론’을 놓고 ‘책임전가론이다’ ‘책임져라’라면서 극한 발언도 서슴치 않으며 감정대립으로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또 김근태 후보의 ‘범양심세력대연합론’과 임종석 후보의 ‘범중도개혁세력통합론’도 식상한 ‘안주거리’인데다가 그 구체적인 내용도 불분명한 상황에서 단순히 선거전략으로만 치부되고 있는 점도 흥행을 저조하게 만들고 있는 요인으로 뽑히고 있다.
게다가 40대 후보들의 ‘신 40대 기수론’ 역시 별반 시선을 끌지 못한데다가 막판 흥행 여부에 한 가닥 희망을 걸 수 있는 40대 후보간의 단일화 여부도 현재로서는 ‘물건너갔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 정책제안이나 이슈선점을 통한 참신한 표몰이가 아닌 조직표로 일관하면서 당초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될 것이라는 관측을 깨고 일정 부분 승패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는 점도 오히려 전당대회 ‘흥행 실패’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흥행 실패’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하면서도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반응이다. 창당 이후부터 현재까지 잦은 지도부 교체 등이 결국 전당대회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잃을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설명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전당대회가 다 이런 것 아니냐”는 자조섞인 목소리를 내보이면서 잦은 지도부 교체에 따른 피로감을 호소했다.
또 다른 당내 일각에서는 11·12일 선거권을 가진 전체 대의원 1만2000여명 가운데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서울·경기도 등 수도권에서의 막판 합동연설회가 있는 만큼 한가닥 기대를 내비치고는 있는데 대해서도 이마저도 ‘희망일 뿐’라는 푸념이다.
한편 김근태 후보 진영이 최근 여론조사 전문기관을 통해 대의원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김근태 후보(21.7%)는 1위를 차지한 정동영 후보(26.8%)와의 격차를 5.1%P로 좁히며 막판 추격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