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이 '호남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용주 전 전라북도 교육감과 박재순 전남체육회 상근부회장(전 전라남도 기획관리실장)을 영입하며 호남지지율 상승을 꾀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EXPO) 유치'에 당력을 쏟겠다고 밝히며 호남구애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박근혜 대표는 7일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시민단체 대표단의 방문을 받고 40여분간 면담을 나눴다. 그동안 한나라당은 당내 지역화합발전특위를 구성한 뒤 '엑스포' 유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지역화합발전특위의 간사를 맡고 있는 이정현 부대변인은 "여수엑스포 유치 주장은 호남공략을 위한 이벤트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호남에 도움을 주려는 것"이라며 정략적 차원이 아님을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엑스포 유치 주장을 통해 호남 지지율 상승을 기대하는 눈치다. 이계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호남지역 시민단체들이 한나라당 대표를 방문해 지역현안과 관련해서 대화를 나누는 것은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며 지난번 전남,북 도지사 후보 영입에 이어 호남지역과 관련해서 당으로서는 좋은 현상이 연이어 생기고 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또 엑스포 유치를 위해 한나라당이 정부·여당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한다는 이미지가 부각될 경우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상상외로 클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 엑스포는 월드컵, 올림픽과 더불어 세계 3대 이벤트로 매머드급 국가행사다.

    유치위원회는 엑스포 개최로 5조4000억원의 부가가치와 15만7000여명의 고용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여수 뿐 아니라 낙후된 전남 주변지역의 동반발전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한나라당이 엑스포 유치에 적극적인 입장을 취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당에서 주장하는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 방안에 부합하는 박람회 개최주장으로 여수 뿐 아니라 전남 민심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

    박 대표도 여수엑스포 유치에 매우 적극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박 대표는 이날 지역 시민단체와 만난 자리에서 "국회에 특위를 만들고 관련 상임위를 통해 예산을 마련하는 등 모든 힘을 쏟아 엑스포가 유치되도록 돕겠다"고 밝힌 뒤 "시간을 내서 현장에도 찾아가겠다"고 했다.

    박 대표는 여수엑스포 유치 주장으로 당 뿐 아니라 자신의 호남지지율 상승도 기대하는 눈치다. 박 대표는 현재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발표되는 차기 대선후보선호도 조사에서 당내 경쟁자인 이명박 서울특별시장에게 뒤지고 있지만 호남 지지율은 이 시장에게 앞서고 있다. 호남에서의 지지율 상승없이 정권창출은 어렵다는 당내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박 대표는 '호남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할 수 있는 후보'라는 장점을 내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