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일성 주석이라는 말을 너무 쉽게 해 ‘진정으로 김일성을 좋아하는구나’고 생각했다”

    탈북자가 본 이종석 통일부내정자는 어떤 사람일까. 6일 이 내정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한 김성민 탈북자동지회장은 2000년 한 케이블 TV 토론프로그램에서 처음 만난 이 내정자에 대한 첫 인상을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 관련자 문부식씨와 이 내정자를 비교하며 “문씨는 직설적으로 그냥 이야기하는 느낌을 받았지만 이 내정자는 이론으로 무장하고 있어 두려움까지 느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후 남북정상회담이 열려 이 내정자가 북한으로 가는 것을 보고 ‘그럴만한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북한에 미리 잘 보여서 그렇게 됐구나’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이 내정자가 1989년 역사비평에 쓴 글에 대해 “북에서 듣던 이야기를 여기서 들으니 혼란스러웠다”며 “북한 내부 강연자료를 가지고 왔는데 북한은 남한의 친북화 경향을 북한의 독재체제 유지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씨는 “이 내정자가 ‘탈북자를 데려오는 나라는 대한민국뿐 아니냐’고 했는데 탈북자는 데려오는 것이 아니다”고 지적한 뒤 “탈북자들이 대사관 등의 담을 넘을 때 중국 경찰들이 전기 곤봉을 들이댄다”며 “살이 타는 것도 참고 (대사관 등으로) 들어가야 받아준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탈북자 정책을 통일부에서 다른 부처로 넘겨야 한다”고 건의한 뒤 “통일부는 햇볕정책으로 김정일과 잘 되도록 하는 부서 아니냐”고 비꼬았다.

    그는 “2004년도 북한의 전시체제를 보면 남한은 괴뢰정부고 적이라고 적혀 있다. 이런 것이 묻혀 있는데 (남한 정부는) 햇볕정책을 하겠다고 한다”며 “정동영 전 장관이 탈북자를 대량 입국 시켰을 때도 북한이 눈치를 주니 물러섰다는 것 우리도 다 알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는 또 “이 내정자가 얼마 전 황장엽(전 조선노동당 국제담당비서)씨와 일간지를 통해 감정싸움을 했다”며 “황 전 비서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버린 사람인데 사무실도 없이 이곳저곳을 왔다 갔다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내정자가 탈북자 문제를 해결했다고 하는 것은 인간적으로 아니라고 본다”고 말하며 울먹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