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연금 전문가임을 자처하며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국민 부담을 늘여야한다'고 주장해온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가 무려 13개월 동안 국민연금을 내지않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같은 사실을 접한 여론은 국민연금 관리를 맡겠다는 복지부장관 내정자가 그것도 부인과 함께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지않았다는 사실은 용서할 수 없는 '도덕적 해이'라는 지적과 함께 그간 유 내정자의 연금관련 발언을 두고 '겉다르고 속다른 이중성'을 성토하는 분노로 가득하다.

    일부 친노매체는 "'복지부장관으로서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겠다'고 말한 유 내정자가 약속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며 "유 내정자가 입각 후 연금개혁을 해내면 청계천 후광도 한방에 보낼 수 있다"며 흥분하기도 했다.

    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이었던 유 내정자는 2004년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국민연금제에 대해 어떤 '성역'도 두지 말고, 당리당략으로 접근하지 말자"며 "최소한의 재정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해 연금급여를 인하하는 불가피한 조치마저도 한나라당은 비난하고 있다"고 자신의 정당성을 내세웠다. 노무현 대통령은 최근 신년기자회견에서 야당때문에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국회에 묶여있다는 식으로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게시판에는 유 내정자를 비난하는 글이 꼬리를 물며 올라오고 있다. 네티즌들은 한결같이 '장관으로서의 기본적 양심과 자질'을 지적했다. 한 네티즌은 "국민연금을 존속시키겠다면 유 내정자는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며 "국민연금을 미납하고서 그 기금관리 주무 장관을 한다면 희대의 코미디"라고 개탄하기도 했다.

    일반국민들과의 형평성을 따지는 네티즌도 많았다. 네티즌 'bbong1190'는 "13개월동안 (연금보험료를) 안낸 것이 장관 되는데 문제가 안된다면, 마찬가지로 일반국민도 13개월동안 안내도 살아가는데 문제가 없어야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며 자조섞인 비판을 내놓았다. 'loveapollo'역시 "꼬박꼬박 보험료 내온 자신이 억울할 뿐"이라며 혀를 찼다.

    '공단으로부터 가입통지 사실이 없어서 내지않았다'는 유 내정자의 해명이 나온 이후에는 비난을 넘어 허탈한 심정으로 유 내정자를 비꼬는 네티즌도 많이 보였다. 아이다가 'zipupnow'인 네티즌은 "국민연금 관리하는 주무장관은 과거에 국민연금 안낸 사실이 있어도 괜찮다는 얘기"라며 "그럼 국세청장은 세금체납, 경찰청장도 범죄사실이 있어도 상관 없겠다"며 비아냥댔다.

    네티즌 '1111hhhzzz'는 "보통 경우 차압들어온다고 난리인데 13개월씩이나 미납했다니 유 내정자는 능력도 뛰어나다"며 "얌체같이 사는 기술과 그러고도 국민연금 개혁 운운해온 대단한 후안무치함을 좀 가르쳐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앞선 3일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은 국민연금관리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유 내정자의 가입실적을 인용, 유 내정자와 부인은 소득이 있었음에도 국민연금을 내지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유 내정자 부부가 국민연금에 대한 기여는 안하고 건강보험 혜택만 받으려고 했음에도 유 내정자가 국민연금 재정 파탄을 이야기하는 것은 도덕적 해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 내정자는 이날 "당시에는 안정된 직업이 없어 소득이 불안정한 상황이었고 공단에서 가입 통지를 받은 사실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며 "2000년 7월께 공단의 통지를 받고 이후 연금보험료를 납부해왔다"고 해명했다. 또 부인의 미납에 대해서는 "당시 배우자는 시간강사로 활동중이었다"며  "늦게 가입한 것은 공단의 신고안내를 늦게 받았기 때문으로 사료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