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출산 문제만 나오면 찔린다. 둘째를 갖기로 했는데, ‘성실’(?)한 자세로 노력하겠다”(임종석 후보)
“딸만 셋 키우고 있다”(김부겸 후보)열린우리당 전당대회 출마자들이 3일 당 전국여성위원회가 주최한 첫 당의장 후보 합동 토론회에 참석,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전대를 앞두고 본격적인 여성 대의원 표심 확보에 나섰다. 열린당 여성 대의원 및 지방선거 여성출마 후보자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전대 출마자들은 여성의 정치참여확대 비전을 제시하며 본격적인 ‘여심(女心) 잡기’에 열을 올렸다.
후보로 나서기 직전까지 전국여성위원장을 맡아 왔던 조배숙 후보는 “(여성 몫으로) 당연히 되는 것이라고 해서 최하위로 (당 지도부에) 들어간다면 (여성을 위해) 큰 목소리를 낼 수 없을 것 같다”면서 “여러분이 적극적으로 도와 줘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정동영 후보는 “새 지도부가 할 일은 여성의 정치 참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여러분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고 그 길을 선구적으로 열어가는 것”이라면서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다시 한번 힘을 모아 여성을 위해 썼으면 한다”며 특유의 ‘달변’으로 분위기를 사로잡았다.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와 관련해서는 “당의장 되면 여야 협상을 통해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를 위한) 선거법 정당법 개정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다.
김근태 후보는 “약속을 했는데 안 지키면 신뢰를 잃어 버린다. 할 수 있는데도 안해서 그래서 (당의) 신뢰가 무너졌다”면서 “지방선거 여성출마자가 제안한 것(전략공천의 30%를 여성에게 공천)을 ‘우먼쿼터제’로 명명하겠다. 나와 동맹군을 형성해 주면 확실히 하겠다”고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를 다짐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마무리 발언에서는 머리 위로 두 손을 올려 하트를 그려 보이며 “사랑합니다”라고까지 했다.
김혁규 후보는 ‘여성의 말을 존중하라’는 가훈을 소개하면서 “보육의 공개념 도입과 당헌당규상 전략공천의 30% 여성 의무규정을 강행규정으로 바꿔달라는 요청을 당의장이 되면 적극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두관 후보는 “연령 성차별로 인한 불이익을 차별해소법으로 해결하고자 한다”면서 “당 열린정책연구원으로 하여금 이 문제에 대해 심도있는 정책을 내놓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영춘 후보는 “여성의 사회 경제 활동 확대는 여성의 자기실현을 넘어서서 국가발전 전략의 일환으로 고려돼야 하는 중대한 문제”라고 했으며 김부겸 후보는 “딸만 셋 키우고 있다”는 말로, 임종석 후보는 “(내 캠프의) 선거대책본부장이 여성이다. 저출산 문제만 나오면 찔린다. 둘째를 갖기로 했는데, ‘성실’(?)한 자세로 노력하겠다”는 한 마디로 참석자들을 웃음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토론회에 앞서 이날 행사에서는 부대행사로 지방선거여성출마자 등이 건의문을 통해 전략 공천의 30%를 여성에게 공천해 줄 것을 요구하며 이에 가장 적극적인 후보에게 의지를 모아 집단적 조직적으로 당선 전개를 하겠다고 표명했다.
한편, 이날 행사의 으뜸 화제는 8명의 당의장 후보 출마자도 아닌 일주일 전에 이미 원내대표 경선을 마치고 다소 느긋한 김한길 원내대표였다. 김 원내대표는 ‘내 인생의 반은 그대에게 있어요. 나머지도 나의 것은 아니죠’라는 가수 민해경의 노래가사를 언급하면서 “여성의 반은 열린우리당에 있어요. 나머지도 남자들만의 것은 아니죠”고 말해 참석한 여성 대의원들로부터 열열한 박수 갈채를 받았다.
김 원내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나는 최명길(텔런트)을 모시고 살고 있다”면서 “정치적으로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집사람의 허락없이 해 본적이 없다”면서 여성 대의원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샀다. 김 원내대표는 또 “여성을 위한답시고 10명 중 1명을 꽃처럼 앉혀놓고 대우해 주는 시대는 끝났다”면서 “밑에서 허리 부분까지 갈 수 있는 (여성)쿼터를 인정해 허리 이상의 여성 진출을 담보하자. 그럴 때 여성의 지위가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