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 당권장악을 위한 정동영 김근태 두 후보 진영 간의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정동영계로 대변되는 소위 ‘당권파’에 대한 책임론 제기로 불거진 이들 두 후보 진영간의 신경전이 상대 후보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정동영 선거캠프 대변인을 맡고 있는 정청래 의원은 31일 김근태 후보의 ‘네거티브’ 선거전략을 또다시 문제 삼으면서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부디 고정하시고 평상심을 회복하시기 바란다”고 직격했다. 정 의원은 특히 김 후보가 최근 한 인터넷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오히려 비겁한 네거티브 공격의 당사자로 몰아세운 데 대해 “후배 정치인의 충언을 곡해하시면서 어떻게 당원들의 마음을 읽으시겠습니까. 후배 정치인의 충언을 그렇게 뾰루퉁하고 까칠하게 받으십니까”라고 맞받아쳤다.

    정 의원은 또 김 후보가 ‘당권파 책임론’ 운운한 것에 대해서도 “(4․30 보궐선거 참패 등) 당시 공천심사위원장과 사무처장은 김 후보 진영인데 아무 책임이 없다고 말하겠느냐”면서 “당시는 공천이 잘못 됐다는 문제제기가 제일 많았다. 그렇다면 이 들을 대신해 김 후보가 책임지겠느냐”고도 했다. 

    정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과거 열린당 창당 때를 언급하면서 “김 후보님은 가장 늦게 합류하셨다”며 “김 후보님께서 ‘당권파 당권파'하시는데 신당에 무임승차한 것에 대한 자성과 해명은 없으십니까”라며 비아냥댔다. 또 “김 후보의 그런 느린 속도로는 역동성 있게 변화하는 21세기 시대정신을 따라 잡을 수 없다”고까지 정 의원은 서슴치 않고 내뱉었다.

    정 의원은 또 “(지난 2002년) 정동영 후보가 희망돼지 저금통을 들고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목이 터져라 ‘노무현을 찍어 달라’고 외칠 때 김 후보님께서는 어디서 무엇을 하셨나요”라면서 “개혁은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닙니다. 말과 실천이 일치해야 한다. 말만 많이 한다고 개혁파가 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개혁의 고비 고비마다 어디서 무엇을 하셨습니까?”라고 했다.

    정 의원은 그러면서 ‘훈계조’로 “대범해 지십시오. 포지티브로 모드 전환하십시오. 그리하여 이번 전당대회에서 2002년의 불명예를 회복하시고 크게 성공하시기 바란다”고 '병 주고 약 주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앞서 김 후보는 30일 정책발표 기자회견을 통해 현행 전당대회 당의장 선거의 ‘1인2표제’를 문제 삼은 정 후보를 겨냥해 재차 ‘당권파’ 언급하며 재차 날선 비난을 퍼부었다. 김 후보는 “1인2표제가 함정이라는 얘기를 (정 후보가) 하는데 이것이 ‘칭찬합시다’와 어떻게 같은 반열에 오를 수 있는지 걱정”이라면서 정 후보를 직격했다.

    정 후보도 지난 27일 경기 고양시 당원협의회 초청강연을 통해 “책임 떠넘기기, 상호 비방하지 말자”면서 “집안싸움하면 패배를 자초하는 것이며 당의장 당선에 도움되더라도 당의장 돼서 지방선거 완패하면 다 망하는 것”이라면서 네거티브 선거전략의 김 후보를 비난했다. 

    정청래 의원은 65년생 초선 의원으로, 2002년 인터넷 정당인 ‘정정당당’의 대외협력국장, 2003년 탄생된 ‘국민의 힘’ 초대 공동대표를 지내는 등 대표적인 ‘노빠(노무현 지지)’ 의원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