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 당의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김영춘 임종석 김두관 김부겸 이종걸 후보 등 소위 ‘40대’ 주자들간의 당권경쟁 양상이 점입가경이다. 상호간에 무차별로 난타전을 주고받으면서 당내 최다 계파인 정동영·김근태씨를 겨냥한 날선 비난도 서슴치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의 이들의 ‘혈전’ 양상을 보면, 임종석 김두관 두 후보가 ‘민주당과의 통합론’을 놓고 벌이는 전투장에 김영춘 후보가 가세, 이들 두 후보를 싸잡아 비난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김영춘 김두관 김부겸 이종걸 후보는 정·김씨를 겨냥해 이따금 ‘짜증’(?)을 내는 모습이다.

    김영춘 후보는 26일 ‘민주당과의 통합론’을 주창하고 있는 임종석 후보를 향해 “선거연합 통합 합당이라는 미명아래 눈앞의 이익만을 좇아 손을 잡자는 사람들이 과연 누구인가, 이들과 손을 잡았을 때 그러면 당은 열린민주당이냐, 민주우리당이냐”고 발끈했다. 또 “합당론을 빌미삼아 이를 ‘영남포위론’으로 포장하고 영남 지역의 정서를 악용하려는 사람들이 원한는 정당은 열린영남우리당이냐”면서 통합 반대론자인 김두관 후보를 향해서도 직격탄을 날리면서 이들 두 후보와의 차별화에 나선 모양새를 보였다.

    김영춘 후보가 임종석 김두관 두 후보를 싸잡아 비난하면서 차별화를 꾀하는 모습이라면 임종석 김두관 두 후보간에는 ‘민주당과의 통합론’을 놓고 말 그대로 ‘혈전’이 벌어지고 있다. 임종석 후보는 지난 23일 “민주당이란 말만 나오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통합, 연합 반대론은 정권 재창출을 포기한 야당발상이자 또 다른 빗나간 지역주의”라면서 김두관 후보 등 일부 통합 반대론자를 겨냥해 비난을 퍼부었다. ‘얼치기 개혁론’ 운운하며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말까지 곁들였다. 

    이에 대해 김두관 후보는 즉각 “(일부 후보의 민주대연합론, 민주당 합당론) 전략은 패배주의에 기초한 지역연합 전략으로 ‘영남고립화, 영남포위론’의 변종일 뿐”이라고 맞받아 쳤고 임종석 후보는 또다시 김두관 후보가 구 개혁당파인 참여정치실천연대(참정련)의 지지를 받고 당의장 선거에 나선 점을 빗대면서“차라리 선명한 영남개혁당을 만들겠다고 주장하라”고 밀어붙였다.

    이에 앞서 김영춘 김두관 김부겸 이종걸 후보 등은 전당대회 경선 양상이 대권만을 의식한 정·김씨의 노골적인 ‘줄세우기’와 ‘짝짓기’로 인해 당원간의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면서 ‘정·김씨 때리기’에도 나섰다. 

    김영춘 후보는 “당권 쟁취를 위한 줄세우기, 짝지우기 행태가 심각하다. 국민 바램과 동떨어진 대선주자들로는 정권을 재창출할 수 없다”고 했으며 이종걸 후보는 ‘정·김씨만의 당권체제 구도에 불만이 많다’는 당원들의 말을 빌어 간접 비난했다. 김부겸 후보는 “(정·김)두 후보의 과욕으로 당의 분열이 두렵다. 정·김 두 후보의 줄세우기가 노골화되면서 당원들 간의 갈등이 역력해져 간다. 이러다가 당이 제대로 남아날까 겁이 날 정도”라고 했다. 김두관 후보 역시 “둘이 합쳐도 지지율 10%가 안 되는데 2강이니 대세론이니 하는 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했다.

    이런 움직임을 놓고 당 안팎에서는 내달 2일 치러지는 예비선거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9명의 후보 중 1명을 떨어뜨려야 하는 예비선거를 앞두고 조직력과 지역적 기반에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후보들이 ‘컷오프’ 통과를 위해, 자신을 부각시키는 나름의 차별화 전략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또 최다 계파인 정·김씨로부터 1인3표로 치러지는 예비경선에서의 마지막 표 지원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야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