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 막고 귀 열고…’

    그간 피아(彼我)를 구분하지 않고 ‘독설적’ 언행으로 동료의원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아왔던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이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 직후, ‘몰라보게’(?) 태도가 달라졌다. 당·청 갈등에 이은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 언급으로까지 확산된 ‘1․2 입각’파문의 당사자였던 만큼 국민 여론 등 외부 시선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속내가 역력하다.

    입각 파문 직후인 지난 2일부터 대외 활동을 전면 중단했던 유 내정자는 그간 간헐적으로 국회의원회관을 찾기는 했지만 공식적으로는 지난 24일 치러진 당 원내대표 경선장에 모습을 처음으로 드러냈다. 이 자리에서 유 내정자는 소속 의원들과 가벼운 악수를 주고받으면서 간간히 웃음을 지어보이기도 했다. 간단한 인사 후에는 경선장 한켠에서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장향숙 의원을 만나 업무 관련 현안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았는데 유 내정자는 진지한 표정으로 주로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과거 자기 주장과 확신을 굽히지 않고 사사건건 매몰차게 ‘몰아붙이던’태도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유 내정자는 현재 인사청문회 준비 차원에서 간헐적으로 의원회관을 찾고 있으며 사회복지정책 등 업무 관련 분야에서 전문가로 꼽히는 10여명의 교수진으로부터 보건복지업무 현안 등을 놓고 비밀리에 ‘과외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 내정자는 또 복지부 관계자들과 만나 업무 현안에 대한 상세한 파악에도 나서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유 내정자는 보건복지부의 경우 새로 추진해야 할 과제보다 미결로 남아있는 과제가 많다는 점을 인식, 미결 과제 처리를 최우선 순위에 놓고 있으며 국민연금 문제와 관련해서는 관련 법안을 올해 통과시켜야 한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유 내정자 측 관계자는 “회관에 종종 나온다”는 말로 유 내정장자 근황을 설명하면서 인사청문회 준비 등에 몰두하고 있음을 간접 내비쳤다.

    한편, 유 내정자는 자신이 좌장격으로 있었던 당내 구 개혁당 모임인 ‘참여정치실천연대(참정련)’가 김두관 전 대통령특보 지원에 나섰지만 당내 당권경쟁과 관련해서는 일절 미동도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