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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경기도지사 유력후보인 김문수 의원과 남경필 의원이 후보단일화에 합의한 것을 두고 '반박(反朴) 연대'니 '비주류 연합'이니 하는 언론의 보도가 연일 쏟아져나오고 있다. 이에 앞서 이재오 의원이 원내대표에 선출되자 '이명박계의 승리'라든지 '친박 와해' 등의 편가르기식 보도가 봇물을 이뤘다.
그러나 김 의원이 과연 반박인가. 작년에 한나라당이 압승했던 4.30 재보선의 숨은 1등 공신은 다름아닌 김 의원이었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이 선거 당일까지 뒤지던 경북 영천에 상주하다시피 하며 그 누구보다 열심히 선거운동에 임했다. 박 대표 또한 "영천 승리의 공은 김 의원"이라 했을 정도다. 4.30 재보선 완승이 박 대표 체제를 확실히 뿌리내리게 했다는 점을 봤을때 김 의원은 결코 반박이라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언론이 김 의원을 반박의 대표인사로 묘사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행정도시법 통과를 반대했다는 것, 반박모임이라고 불리는 발전연 소속이라는 것. 이 두 가지 외에 딱히 김 의원이 반박으로 불릴 만한 이유는 없다.
친박(親朴)이니 반박이니, 친이(親李 - 친 이명박 성향)니 반이니 하는 것들은 모두 언론에 의해, 그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들에 의해 인위적으로 나눠진 것에 불과하다. 당 지도부의 정책에 조금만 반대의견을 내도 반박 인사라고 보도되고 또 그러한 의원을 비판하기만 하면 순식간에 친박 인사로 분류해 버린다. 정확한 기준도 없이 완벽한 이분법적 사고로 한나라당 의원들을 분류해 버리는 보도 태도는 참으로 유감이 아닐 수 없다.
과연 언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소위 말하는 친박 인사들과 친이 인사들이 같은 당 소속임에도 매일같이 분란만 일으키는 모습을 취재하고 싶은것일까. 또 이를 두고 '친박과 친이의 정면 충돌', '박- 이 대리전 시작' 등 자극적인 제목으로 온갖 추측을 섞어 보도하려는 것일까.
박 대표는 스스로 계보를 만들지 않는 정치를 하겠다고 계속 공언해 왔고, 또 그것을 지금까지 실천하고 있다. 인의 장막에 둘러싸여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한 이회창 전 총재에 가장 강하게 반기를 들었던 인물이다. 계보정치의 폐해를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다. 이 시장은 어떤가. 그는 원외 인사인 데다가 당무에 전혀 관계할 수 없다. 지금 친이를 내세운다 하더라도 이 시장에게 돌아갈 이익은 전혀 없다.
친박, 반박, 친이 등으로 의원들을 분류해 버리는 것은 아직까지 계보정치에 의존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식으로 한나라당 의원들을 묶어버리는 것에 불과하다. 싸울 생각도 없는데 싸움을 부추기고 있는 언론의 보도태도가 정말 볼썽 사나울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