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행 정국의 실마리를 찾는 것이냐 아니면 일종의 전략적 차원이냐’

    한나라당의 등원을 촉구하기 위한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사립학교법 재개정 관련 발언이 논란을 더해가고 있다. “잘못된 게 있으면 논의해서 얼마든지 재개정할 수 있다”는 발언으로 곤욕을 치른 유재건 당의장에 이어 이번에는 김한길 신임 원내대표가 재개정 가능성 여운을 남기는 듯한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김 신임 원내대표는 25일 오전 열린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사학법은) 일획일점도 고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사학법 자체가 성서도 아니다”고 말했다. 물론, “나라 일을 하는데 가출한 딸아이를 달래듯이 모든 걸 들어주겠다, 돌아와라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한나라당이 국회로 돌아오면 무엇에 대해서든지 진지하고 성실하게 대화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둔다”는 전제를 내세우기는 했다.

    그러나 김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종전의 ‘일점일획도 고칠 수 없다’는 당의 공식적인 입장과는 사뭇 다른 것인만큼, 같은 자리에 있던 임채정 의원이 즉각적으로 진화하고 나섰다.

    임 의원은 “사학법 문제를 갖고 말 표현에 따라서 일부에서 자꾸 우리가 흔들린다고 하고 뉘앙스 차이가 있다고 하는데 확실히 했으면 한다”면서 유 의장과 김 신임 원내대표를 겨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분명히 '선 등원, 후 협상' 가능성은 있다는 이야기지 등원의 전제조건으로 이렇다 저렇다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못 박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열린당 유 의장에 이어 김 신임 원내대표 마저 이상야릇한 뉘앙스를 풍기는 사학법 재개정 발언을 한 데 대해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국회 교육위 소속인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여당의 사학법 강행 처리 때문에 국회 파행이 초래됐는데, 그런 식으로 (여당 지도부가) 말을 바꾸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무책임하고 정정당당하지 못하다”고 비난했다. 이 의원은 이어 “그분들은 워낙 그런(전략상) 것을 잘하니까…”라면서 사학법 재개정 발언 논란을 일종의 전략적 차원으로 평가하면서 “서로 간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저런 여당을) 신뢰할 수가 있겠느냐”고 발끈했다.

    유 의장은 지난 6일 당의장 취임 직후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학법의) 부족한 부분을 의원입법을 내거나 고칠 수도 있다”고 했으며 20일에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사학법이 잘못된 게 있으면 논의해서 얼마든지 재개정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가 당내 논란이 일자 “염려를 끼친 것을 사과한다”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