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 눈으로 여당과 대화를 진행하고 국민 입장에서 협상을 진행하겠다"

    열린우리당 김한길 신임 원내대표가 25일 취임 인사차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 원내대표는 사학법 재개정 추진과 관련해 이 같이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김 원내대표를 향해 "매우 합리적으로 일을 처리해왔다"며 "앞으로 여당과 협상할 때 집권여당 원내대표을 존중할 생각이고 그의 여러 가지 입장을 배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대화와 협상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상대 입장을 배려하는 데서부터 출발한다"며 "인내와 끈기를 갖고 대화와 협상을 진행하는 자세를 갖겠다. 당리당략이 아닌 국민의 눈과 입장에서 정국을 어떻게 풀어가는게 나라가 안정되고 야당 입장에서 국민생각을 충분히 대변할 수 있는지에 대해 충실하겠다"고도 했다.

    이 원내대표는 16대 국회 시절 한나라당의 원내총무일 때도 대여 협상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왔고 그 만큼 대여 투쟁 역시 누구보다 강하다는 평판을 들어왔다.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서 큰 표차로 당선된 것도 그의 이런 점이 소속 의원들의 표심을 사로잡은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이날 만남에서 김 원내대표도 "양당 원내대표에 대해 '강 대 강'이라는데 최소한 나에 대해선 오해"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의 스타일을 그대로 읽을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 실제 이 원내대표는 평소 "야당은 야당다워야 한다" "싸울 땐 제대로 강하게 싸워야 한다"며 박 대표의 정치스타일을 강하게 비판해온 바 있다. 때문에 최근 이 원내대표가 보여주고 있는 정치행보는 기존의 모습과는 상당한 차이점을 느끼게 한다.

    "국민의 눈으로 여당과 대화를 하고 국민의 입장에서 협상을 하겠다"는 이 원내대표의 발언은 '상생의 정치'를 강조하던 박근혜 대표가 평소 하던 말이다. 그러나 박 대표도 결국 여당의 벽에 부딪치며 자신의 정치기조를 바꾸고 대여투쟁의 선봉에 섰다. 박 대표가 장외투쟁을 시작한지 49일이 지났고 24일 열린 춘천집회에서도 "노무현 정권은 정치보복전문정권"이라며 현 정권과는 대화와 타협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반면, 이 원내대표는 강경한 스타일을 바꿔 '여당과의 타협과 상생'을 주장하고 있다. 물론 사학법 반대 장외투쟁을 언제까지 이어갈 순 없을 것이다. 한나라당이 요구하는 사학법 재개정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여당과의 협상이 불가피한 점도 사실이다. 그러나 평의원 시절부터 당 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퍼붓던 이 원내대표가 집권여당의 원내대표와 첫 대변에서 보여준 모습은 유해 보인다는 느낌보다는 맞지않는 옷을 입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