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진두지휘하고 있는 사학법 반대 장외집회가 한달 하고도 8일이 지났다. 박 대표는 이 기간동안 서울, 부산, 인천, 대구, 대전, 수원, 창원, 춘천을 돌며 8번의 사학법 반대 대규모 촛불집회를 가졌다.

    장외투쟁 기간이 길어질 수록 소속 의원들은 물론 여론도 점차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 사실. 사학법 반대 여론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하지만 박 대표에게도 절반가량의 장외집회 반대여론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장외투쟁에 대한 여론결과는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하겠다"던 박 대표의 주장과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박 대표 말대로라면 한나라당은 장외투쟁을 중단하고 국회로 돌아와야 할 것이다. 우리국민의 절반가량은 박 대표가 국회로 돌아와 주길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대표는 장외집회 때마다 이 같은 여론을 의심하게 되는 듯 하다. 구랍 16일 서울 시청 앞 집회를 시작으로 24일 춘천까지 총 8번의 장외집회를 모두 성공리에 치렀기 때문. 매번 집회때 마다 집회장소는 박 대표를 보기위해 나온 시민들로 가득찼고 박 대표가 규탄사를 낭독하기 위해 연단에 설 때 집회분위기는 최고조에 이른다. 

    박 대표가 한 마디 던질 때 마다 수천명의 참석자들은 '박근혜!'를 연호하며 많은 호응과 박수갈채를 보낸다. 이 같은 분위기는 협소한 장소로 2000여명이 참석한 춘천집회에서도 변함없었다. 춘천집회 참석한 한 시민은 "사학법은 잘 모르겠다. 그런데 박근혜는 너무 좋다"고 말했다. 매번 집회 때마다 박 대표는 자신의 인기를 실감하게 되고 참석한 소속 의원들도 '박근혜의 대중적 인기만큼은 누구도 따라갈 수 없음'을 느끼게 된다.

    여의도에선 당내에서 꿈틀대는 '병행투쟁' 주장과 정부·여당의 등원압박으로 자신의 외길행보에 고민을 해야하지만 막상 장외로 나가보면 분위기는 180도 달라지는 것이다. 박 대표는 장외집회 때마다 사학법 반대 장외투쟁에 대한 국민들의 뜨거운 지지를 확인하고 있고 사학법 반대 투쟁을 두고 박 대표는 국회 안과 밖에서 엄청난 온도차를 느끼고 있는 것이다.

    감기가 걸려 병원에서 주사를 맞으며 장외투쟁을 강행하고 있지만 연단에 오를 때의 박 대표의 모습에선 항상 비장함을 엿볼 수 있다. 언제나 표정도 밝고 투쟁의지도 강하다. 박 대표는 여의도안에서 느낄 수 없는 '희열'을 장외에서 느끼고 있고 장외투쟁을 통해 투쟁의지를 재충전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절반가량의 등원여론을 등지고 언제까지 장외투쟁을 계속 이어갈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박 대표의 정치신념이 '국민을 위한 국민과 함께하는 정치'이기 때문이다. 이는 박 대표 자신도 느끼고 고민하고 있는 부분일 것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