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당의장 하고 있을 당시, 당 지지율이 가장 높았다”

    열린우리당 당권장악을 놓고 김근태 전 장관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정동영 전 장관이 지난 17대 총선을 전후한 4개월여 간의 과거 자신의 당의장 시절을 최근 자주 언급하면서 당원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한창 ‘당이 잘나던’ 시절을 되내이면서 ‘지난날의 영광을 다시 재현해 보자’며 당내 친(親) 정동영계 결집의 의지로 보인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과거 정 전 장관의 당의장 시절 ‘몽골 기병’식 논리 설파가 떠오른다는 의견이다. 

    당의장 시절 ‘몽골 기병’ 논리로 단숨에 정국 분위기를 반전시킨 데다가 민주당 시절 권노갑 최고위원에게 직격탄을 날릴 정도로 정세파악이 강한 만큼, 현재 중반으로 접어든 당권경쟁 정세에 맞물려 전략에 뭔가 변화가 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실제 최근 정 전 장관이 박근혜 대표를 겨냥해 “권력을 잡기 위해 수단 방법 가리지 않는 마키아벨리적 인물이다” “의회주의자가 아니라 장외주의자다” “아버지 시대의 독재망령에 갇혔다”면서 총구를 내부가 아닌 외부인 한나라당 박 대표에게 돌린데다가, 지방유세 일정도 빡빡하게 잡으면서 당원 접촉에 열을 올리고 나선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더불어 당내 정동영계의 일부에서도 '이참에 아예 밀고 나가자‘면서 원내대표 경선에서부터 몰아붙이자는 의견을 강력 제기했던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정 전 장관측의 이런 행보는 최근의 당 자체 여론조사 결과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초반 김 전 장관에 비해 20%P 가깝게 앞서 있던 정 전 장관의 지지율이 최근에는 그 격차가 크게 좁혀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인2표의 전대 선거방식을 감안한 조사에서도 그 격차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맞물려 정 전 장관은 20일 유재건 당의장이 한 라디오 프로에 출연해 사립학교법 재개정 가능성을 언급한 직후에도 “지극히 개인적인 사견으로 생각한다”면서 “사학법은 일점 일획도 바꿀 수 없다”고 못박았다. 물론 이 때도 정 전 장관은 “2004년부터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개혁입법을 위해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개혁 입법을 위해 집권 여당인 우리당은 그 겨울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피켓을 흔들었다. 그것이 그리 오래전이 아니다”라는 말로 당원들의 향수를 또 다시 자극했다.

    정 전 장관은 그러면서 “한나라당을 장내로 불러들이기 위한 전략이라 하더라도 재개정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재차 강조한 뒤, “헌법기관의 역할을 방기하고 장외를 고집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탕이 아니라 레드카드다. 반칙 행위에 합당한 제재가 가해지는 것이 민주 법치 사회의 근본이다. 그들도 모르지 않을 것”이라면서 한나라당에 맹공을 퍼부으면서 당원들의 ‘한’(?)을 달래줬다.